<나에게 ‘감사편지’란>모두에게 편지 써 주신 초등 담임 이원철 선생님… 저도 그 모습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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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래교육연구원 황성진 파견교사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담임, 이원철 선생님. 당시 2년 차 초임이셨고,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총각 선생님이셨습니다.

저희는 열쇠 숨겨진 곳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선생님 자취방에 자주 놀러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민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시간도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모둠 이름 짓기, 마스코트 만들기, 구호 만들기, 모둠 과제하기 등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한 것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선생님 기타 반주에 맞춰 반가도 부르고 동요도, 유행가도 함께 불렀습니다. 학교 가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행복했던 그때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교육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합격 소식을 받자마자 선생님께 가장 먼저 연락드렸습니다. 임용에 합격하고 첫 발령을 받았을 때도, 첫 스승의 날, 첫 졸업식을 마친 날도,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라 전화 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결혼식 주례를 맡아주시기도 했고,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 선물로 옷을 보내주신 일이 있습니다. 상자를 열기 전부터 감동이었습니다. 상자 위에 손 글씨로 적힌 주소를 보니 예전에 선생님의 그 필체였거든요. 카드에 적힌 축하와 축복의 메시지도 제가 기억하는 그 글씨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편지를 자주 써주셨어요. 20년도 더 지난 지금 선생님의 필체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뭉클했습니다. 당시 저희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아주셨는지, 얼마나 마음 깊이 남은 강렬한 기억이었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선생님께 답장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원철 선생님께.

선생님,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한동안 연락을 못 드려 죄송합니다. 얼마 전 집을 정리하다가 오래전 사진첩 사이에서 선생님께서 적어주신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와 한 명씩 찍은 사진 뒤에 편지를 적고 일일이 코팅해서 주셨던 것입니다.

‘키는 작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큰 성진이에게’라고 적어주신 편지를 다시 마음에 새겨봅니다. 언제 읽어도 선생님의 애정 어린 격려와 응원이 느껴집니다. 정말 마음이 큰 사람이 돼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저도 선생님을 닮아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나누는 선생님으로 기억되기를 늘 바랍니다.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편지는 저에게 언제나 나침반 같은 존재입니다. 선생님과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오랜 시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자 성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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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

주제 : 편지를 통해 선생님, 부모님,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기

응모자격 :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생 및 청소년

접수기간 : 2021년 3월 1일(월)∼6월 30일(수)

접수방법 : 인터넷 검색창에 ‘초록우산 감사편지’ 검색 또는 전화 신청(1833-3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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