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 진로교육 도전기 : 투자&기부 갈등
"선생님 저 기부&투자에 20개 낼게요."
70개 모으면 체육 1시간을 해 준다고 했는데 벌써 20개가 모였다.
주인공은 회장이다.
물론 체육을 위해서도 있지만 반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회장은 직업 2개에다가 임원 격려금으로 일주일에 10개씩 더 받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이다.
회장이 이렇게 스타트를 끊자 부회장, 다른 아이들도 기부&투자에 적극적으로 바둑돌을 냈다.
그렇게 2주일도 안 돼서 70개가 모였다.
아이들이 자신의 돈을 자신뿐만이 아니라 반을 위해서 썼다고 생각하니 기특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는 다음 주에 100개가 모이고, 그다음 70개도 금방 모일 것이다.
매주 체육 보상과 파티 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체육 시간에 무슨 활동을 할지 두고 아이들끼리 갈등이 발생했다.
핵심은 '반 전체의 의견으로 갈 것인가, 바둑돌을 낸 사람의 의견을 우선할 것인가'였다.
목소리 큰 아이들이 바둑돌은 안 냈으면서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주장했고,
바둑돌을 열심히 낸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둑돌을 낸 아이들의 의견을 우선한다면 많이 낸 사람의 의견을 우선할 것인가, 아니면 낸 사람들끼리 합의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참 어렵다.
"이 문제는 선생님이 조금 더 생각하고 다음에 같이 얘기해 봅시다. 그때까지 '기부&투자' 시스템은 잠시 중단할게요. 체육은 여러분이 학기 초에 가장 하고 싶었던 피구를 하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처음에 도입할 때 미리 이런 문제를 학급회의를 통해 정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로 학급회의를 하기엔 이미 편이 갈라져 있었다.
한편으론 너무 빨리 바둑돌이 모여서 학급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 같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점점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