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 진로교육 도전기 : 복권으로 한방을 노리다
도박은 짜릿하다.
확률이 작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 확률에 내가 걸릴 수 있다.
그 설레는 가능성에 복권을 구입한다.
복권은 일종의 도박이다.
운에 기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둑돌 시스템에 도입하기 조심스러웠다.
"선생님, 로또는 안 해요?"
"복권 사고 싶어요."
아이들도 원하고
실제 사회에서도 로또를 판매한다.
결국 도입하기로 했다.
"복권 제도의 도입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재미입니다. 여러분이 원하고 학교생활하는데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서죠.
둘째, 세금 확보입니다. 실제로 로또 판매 기금은 공공기금으로 쓰입니다.
실제 사회에서도 위와 비슷한 이유로 복권을 판매합니다."
목적을 설명한 다음 방법을 이어갔다.
"복권은 1장당 바둑돌 5개입니다.
여러분은 그 종이에 0~9 숫자를 조합하여 두 자릿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우의 수는 00부터 99까지 총 100이 되겠네요.
학급회의 때 1등 번호를 추첨합니다.
만일 두 자릿수를 맞혔다면 1등으로 당첨금은 50개입니다.
확률은 100분의 1. 1%네요.
2등 당첨금은 20개입니다. 두 자릿수 가운데 한 자리만 맞혔을 경우입니다.
확률은 1/10(십의 자리)+1/10(일의 자리)-1/100(1등 경우의 수) = 19/100.
19%네요.
주의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복권은 일주일에 최대 5장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복권 제도로 중앙 정부가 적자를 2주 연속 볼 경우에 제도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확률을 높이거나, 당첨금을 낮추거나."
복권 제도로 적자날 경우가 있을까 싶었지만,
혹시나 해서 공지했다.
물론 실제로 적자 났는지 계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대망의 첫 복권 추첨 날!
1등 번호는..
42였다.
그리고 1등이 나왔다!
"와아~"
첫날부터 1등이 나오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50개 가져가렴! 다음 2등 뽑아볼게요.
십의 자리에 4를 쓴 사람과 일의 자리에 2를 쓴 사람 손 들어보세요."
두 명이 손들었다.
"와아~"
반응이 정말 좋았다.
친구를 질투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복권을 사봐야겠다는 열의가 느껴졌다.
"지나친 복권 구입은 도박입니다."
1등이 안 나올 때도 많았다.
하지만 2등은 언제나 나왔다.
나중엔 보너스 번호도 도입했다.
자리에 상관없이 보너스 번호를 쓴 경우에는
구입 금액 5개를 당첨금으로 지급했다.
학기 말을 향해 가는 요즘.
초반 불타오르던 복권 열풍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으며
모둠 보상으로 복권을 주면 반응이 괜찮다.
도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며
학교생활에 소소한 재미를 주는 복권.
내년에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