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리딩_옥상의 민들레꽃(8차시)
슬로리딩을 한지 형식적으로 벌써 8차시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음을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날은 본문에 의태어가 나와서 쉽게 갈려고 했더니, 우리 반 아이들이 굳이 힘든 '아나바다'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페이지는 읽고 넘어가고 그다음 차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한 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다 보니 차시를 구별하는 것이
조금은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미리 사전에 모든 계획을 다 세우시고
진행하실 선생님들을 위해 차시 구분을 계속해 봅니다.
그 다음 날 1인 1 나눔 물건 하나를 가지고 오기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 교실 속 마을활동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아나바다 활동까지 하게 되어서 정말 정신이 없이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쿠폰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였는데,
우리 반 친구 중의 한 명이 학급동아리에서 아나바다를 준비하다가
제대로 계획을 못 세워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때 만들어 놓은 쿠폰이라며
기증을 해 주는 바람에. 쉽게 해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쿠폰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필요 없겠지만, 그래도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차이가 있겠지요.
마침내... 그 다음 날, 기증 물품은 가격대별로 조금 정리를 한 후에 쿠폰의 등급을 달리하여 나눠주었습니다.
비싼 물건을 기증하고 싼 물건을 가지고 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정말 싼 물건을 내고 비싼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물건을 쿠폰으로 다 거둬들인 후에. 기증한 물건을 교환해 가기를 하였습니다.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은 우리 반 친구 아버님이 직접 만드신 가죽 동전 지갑이었는데,
아이들이 엄청나게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쿠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제대로 구매를 못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이 팔리자,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함에도 선택을 하지 못하고 투덜거리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살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때 여러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항상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없음을 알고,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조정해 줄 수 없는 영역이라 조금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것도 살아가는 지혜 중의 하나이니 스스로 터득하였길 바라며 지켜보았지요.
그리고 항상 있는 문제지만, 아나바다를 하려면 자신이 사용하지 않지만,
남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와야 함에도 정말 누구나 사용하기 싫어하는 물건을 내고
자신은 좋은 물건을 가지고 가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쿠폰을 교환해 주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아이들때문에
제대로 가격대를 확인하지 않고 쿠폰을 발행하다보니
손해를 본 아이들도 있었고, 횡재를 한 아이들도 있었지요.
아직은 어리다고 이해하기에는 조금 이기적인 성향인 것 같아 또 어쩔 수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가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비싼 가격대의 쿠폰을 받아간 그 아이로로 인해
다른 친구들이 피해를 보았음을 그 아이는 스스로 느꼈을까요?
그날의 수업 은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고,
다음에 이런 활동을 하게 된다면오늘을 일을 사례로 아이들에게 남을 좀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아나바다에 임할 수 있도록 사전지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슬로리딩을 하다보면,
샛길학습의 아이템을 찾기 힘들어서 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으신데,
한번씩은 아이들에게 맡겨보시면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창의적인 생각을 해 냅니다.
오늘 저희반도 2학기 슬로리딩으로 [자전거도둑]을 하다가 바람이라는 단어로
풍매화가 나오고 식물의 수분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았습니다.
우연같이 다가오는 단어들로도 다양한 수업이 가능한 슬로리딩. 한번쯤은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