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맹 탈출_01] 일상생활 속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새로 산 물건이 주는 기쁨은 그 물건의 사용수명보다 보통 짧다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물건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름다운 가게’가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생겨나는 것도,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심플 라이프 또는 미니멀 라이프(Simple Life or Minimal Life, 적은 수의 물건으로 살아가기)의 추세도 물건과 사람의 관계,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떤 경로로 이동하여 그 생을 마감 하나에 대한 관심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참고: 미니멀 라이프 http://cafe.naver.com/simpleliving)
어제, 그리고 오늘 제가 겪은 경험을 위와 관련하여 여러분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미국 가정집 차고에서 금요일, 토요일, 양일 간 중고물품 세일(Garage Sale)을 하였습니다. 구멍 난 옷부터, 초기 모델 토스터, 크리스마스 전구들, 자전거, (은퇴 후 가구 수선을 취미로 하시는 아저씨가 모아 놓으신), 나무 조각들, 유리병, 온갖 세간살이가 나왔는데요. 심지어 둘째아들 일본인 여자친구 덕분에 얻게 된 물건(주인 아주머니는 아직까지 그것이 무슨 용도인지 모르십니다. 제가 추측하기에는 계란찜을 만드는 틀 같았는데요.) 까지 차고에 펼쳐놓은 탁자 위에 진열되었습니다.
목요일 저녁에 부지런히 물건을 꺼내 놓으셨는데, 다음 날 아침 8시가 되니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큰 길가에 꽂아 놓은 간이표지판의 주소를 보고 멀리서는 차를 몰고 오거나 이웃집 사람들은 산책 겸 오다가다 들릅니다.
열쇠들은 한 대학생이 목걸이를 만들어 걸거나 미술작품 재료로 쓴다며 사갔습니다.
병으로 된 우유병을 보면서 저는 어린 시절,
목욕탕을 다녀올 때마다 마셨던 서울우유 병우유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요.)를 떠올리며 잠시 과거 여행도 했습니다.
이런 토스트기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1920년 대 경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일단, 식빵은 하나씩 구울 수 있고
금속 뼈대가 드러나 있어 빵을 구울 때 마다 손을 데기 십상이라고 아저씨가 설명하시네요.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오고가는 대화도 꽤 재미있습니다.
주인집 아들이 어릴 때 타던 스케이트 보드를 골라든 여학생에게 아저씨가 그러십니다.
"타다가 목뼈 부러지는 일은 생기지 말아야 한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자신의 목적달성의 기쁨과 함께, 건네고 건네 받는 물건과 관련된 추억들 또는 그 물건이 장소를 옮기면서 만들어낼 이야기들에 관심을 갖습니다.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이런 일도 생깁니다.
생태맹, 조금씩 알아가요!
도심에 갇힌 당신은 '생태맹'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36&aid=0000000132
(한겨레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