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되었습니다만...] 짜잘한 생활지도가 어려워요
선생님이되었습니다만… 생활지도는 여드름같다.
친구가 생겼습니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하고 살 던 찰나,
얼굴에 새로운 벗이 나타납니다. 청춘의 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티가 컸습니다.
첫 여드름을 경험하고 벌써 20여년? 지금까지도 몇몇 여드름 친구들과 함께 잘 살고 있습니다.
교실에 여드름이 생겼습니다. 뛰어나지는 않을 지 언정 나름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제 교실을 어느 순간 돌아 봤을 때, 울긋불긋한 것들이 하나씩 발견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여드름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이옥의 티를 이렇게 받아드렸습니다.
첫 순간은 충격입니다. 사춘기 시절 모두가 겪는다기에 예상은 했지만 뽀얀 애기 피부에 화산이터지다니!
나는 피해갈 것이라는 헛된 기대가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이내 해결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의학이든 민간요법이든 미신이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여드름이 더 커지기 전에 잡을 수만 있다면 영혼도 팔 기세입니다.
노오력이 시작됩니다. 세상에 많은 좋다는 비법과 성공 사례를 총동원합니다.
깨끗해야한다고 해서 하루에 열 번도 씻어 봅니다. 짜는 게 좋다고 해서 피가 나올 때까지 짜 보고,
안 짜는게 좋다고 해서 때론 염증을 키우기도 합니다. 결국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써보지만 해결되지 않고
그들과 나를 의심하기 시작됩니다.
이제부터는 슬슬 자책을 합니다. 그 동안 썼던 많은 돈과 노력이 더 많은 여드름으로 보답하고 있습니다.
티 없는 피부미인들을 보면서 실 없는 부러움과 시기가 생깁니다.
“돈을 수억을 투자 했겠지.”, “안보이는 등드름이 넘쳐날꺼야.”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아니”
홧김에 죄없는 여드름만 더 세게 쥐어짭니다.
득도를 합니다. “암세포도 생명이다.”라는 빅이슈 대사처럼 여드름을 받아드립니다. 원래 나는 그런 체질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그런 모습이 흉한 모습이 아니다 중얼거리며, 내면의 아름다움에 더 신경쓰도록 합니다. 누가 날 소개할 때 ‘그 여드름 난 애’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아돈케어(I don’t care)입니다. 적당한 관심을 주되 내 몸의 면역기능을 믿어 봅니다.
여드름은 큰 질병이 아닙니다. 먼저 겪어 본 어른들이 대소롭지 않게 웃어 주셨듯 말 입니다.
모든 병은 원인이 있을테고 그렇다면 해결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체질, 식습관, 주변환경등
다른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어디에 좋다는 것을 찾아다니기보단 좋지 않다는 것을 피해가며
여유를 갖고 자연 치유되기를 기다려 봅니다. 많은 경우 시간이 약일 때가 많습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10여년이지나니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작은 문제상황도 마찬가지 입니다.
감히 내 교실에서라며 용납을 못하다가 다양한 방법을 수 없이 써보다 남들과 비교하며
나는 왜 안될까 자책을 하다 결국 한번쯤 아이들에게 실수도 저지릅니다.
작은 문제라면 자연치유에 맡겨봅시다. 뒷담화, 소외감, 욕설, 말다툼, 오해등
가만 두자니 찜찜하고 건들자니 짜잘한 영 거슬리는 그런 일들은
어쩌면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충분히 아이들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가끔은 아이들을 믿고 맡겨 면역을 생기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명쾌한 해답은 없습니다. 교실 상황이 모두가 달라 내 생각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끊 없는 고민과 시도는 나와 맞는 노하우를 만들어 줍니다.
항상 아이들 사이에서 큰 염증이 있는 지 관심 갖고, 좋지 않은 행동 패턴을 줄여가며 발전시키면
이 놈의 여드름! 완쾌는 어려워도 흉터는 없을 것 입니다.
덧붙여 누구에게나 약빨이 받는
여드름약, 비만약, 탈모약, 아토피약, 키크는약
있다면 소개 좀 해주세요^^
(단계에 따른 스트레스 그래프
득도를 한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적절한 긴장은 상황에 무관심해짐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