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활용한 교육연극 수업 <틀려도 괜찮아>
이 글에 소개되는 교육연극의 기법들은 앞으로 포스팅 할 예정이며 이 글만 봐도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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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초에 만난 올해 우리반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많이 소극적이었다.
"~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해볼사람?" 이란 물음을 던지면 아이들은 책상만 바라봤다.
발표를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 그림책 '틀려도 괜찮아'로 수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5학년 국어 1단원 수업을 구성해서 진행했다.
인물의 생각을 알아보기/ 말과 행동을 통해 생각알기/ 생각을 내생각과 비교해보기
<틀려도 괜찮아> 수업의 흐름 1차시 1. '모모의 일기' 읽어주기 2. 모모 캐릭터 구축하기 <빈의자, 인물의 윤곽> 기법 3. 학습지 함께 해결해 나가기. (1~3번) 4. '틀려도 괜찮아' 그림책 읽어 주기 2차시 5. '틀린다는 것'의 의미 생각하고 나누기 - 학습지 4번 6. 일부러 틀리게 답하기 활동 -강력추천- 7. 마음놓고 틀리는 교실이란? - 줄줄이 말하기 - 학습지 5번 8. 모모에게 하고싶은 말 앞에 나와 해주기 -학습지 6번 <빈의자>기법 |
원래 2차시 분량으로 계획했었는데 6번째 일부러 틀리는 활동을 아이들이 너무 신나해서 계속 하다보니 3차시 수업이 됐다.
그림책에는 틀리는 게 왜 두려운지에 대한 화자의 모든 생각들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리 책을 읽어주지 않고 진행을 했다.
틀리는게 왜 두려운지에 대하여 아이들이 생각해보고 나누기 위해서 '모모'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모모의 일기를 지어내서 아이들한테 읽어 주었다.
학습지는 일기를 읽어 준 뒤에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바로 다 풀라고 하지 않고 한 문제씩 활동을 하면서 해 나갔다.
교사발문
1. 일기에 나오는 모모는 어떤 때가 힘들다고 했죠?
2. 네, 발표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모모가 왜 발표를 힘들어 할 것 같은지 학습지 1번에 이유와 함께 써보세요.(발표를 잘 안해서 쓰라고 시켰다.)
3. 여러분들이 쓴 이유들을 읽어보니 '틀릴까봐 걱정돼서, 창피당할까봐, 친구들이 비웃을까봐'와 같은 의견들이 많았네요.
4. (의자를 교실 앞에 갖다 놓으며) 자,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이 여기 모모를 모셨습니다
2. '모모'의 캐릭터 구축하기 <빈의자 기법, 인물의 윤곽>
교육연극의 기법 중 <빈의자>와 <인물의 윤곽>을 사용해서 모모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교사발문
1. 앉아 있는 모모에게 인사합시다.
2. 방금 인사한 모모가 어때 보여요?
3. 모모는 지금 어떻게 앉아 있나요?/ 지금 나와있는 느낌이 어떨까요?
모모의 평소 성격은 어떨까요?/ 모모는 발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 모모는
집에서는 어떻게 지낼까요?/ 모모가 발표를 두려워하는 것에 어떤 경험이 있었을까
요?/
<빈의자>를 이용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고 이를 칠판에 시각화하는 <인물의 윤곽>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보다 이야기 속으로 몰입을 할 수 있다.
3. 짝과 이야기 나누어보기
학습지 2번과 3번을 쓰고 짝과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기.
나눈 이야기중에서 발표할 사람? 이라고 시키니 역시나 손을 안든다. 그래서 아이한테 다가가
"중기야 그럼 니가 혜교꺼 한번 읽어줄래? 혜교야 중기가 읽어줘도 괜찮니?"
라고 했더니 그건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은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4. '틀려도 괜찮아' 책 읽어주기
"자, 선생님이 일기를 들려줬던 모모는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이에요. 그럼 선생님이 이 책을 읽어주겠습니다. " 하고 책의 내용을 읽어줌.
5. '틀린다는 것'의 의미 생각해보기
학습지 5번을 쓰게 하고 짝과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나는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 쓴 생각들을 보고 몇개를 읽어줬더니 한두명씩 손을 들기 시작한다.
뿌듯함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멋진 대답들이 참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우리반의 급훈인 '용감하게 틀리자'를 계속 강조하던 나의 생각들에 아이들이 반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틀린다는 것은 맞다로 가는 길인 것 같다. 나중에 더 잘할 수 있는것 틀린다는 것은 배운다는 것 또 하나의 답을 찾아 가는 것 배우는 과정의 첫단계 새로운 답을 찾아가는 것 고칠 수 있는 기회. |
6. 일부러 틀리기 -> 이 수업의 백미
"자, 그럼 우리 모모에게 힘내라는 의미에서 일부러 틀리기 활동 한번 해볼까요?"
" ???????????????????????"
"선생님에 하는 질문에 무조건 틀리게 대답하면 됩니다. 막 자기 마음대로 대답하는 활동. 한번 해볼까요?"
"네~~~!!!!!!!!!!!!!!!!!!!" 아이들의 반응이 엄청 뜨거워지고 눈빛과 표정이 3주동안 봤던 것중에 제일 살아나기 시작했다.
<질문>
한글은 만든 사람은?
2더하기 6은?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날씨가 흐릴 때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은?
비가 올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은 답이 있는 단순한 질문에서 생각을 묻는 질문으로 확장시켜 나갔고 위와 같은 질문들을 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처음 문제였던 한글을 만든 사람은? 이란 질문에 아이들은 처음엔 "이순신 장군"과 같은 같은 역사적 인물로 시작해서 "제가 만들었습니다." "선생님이요!!" 와 같은 가까운 사람에서 연예인, 급기야는 '휴지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들까지도 생겨났다.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계속 하자고 한다.
모든 질문들에 진짜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는데 참신한 웃긴대답들이 많이 나와서 모두를 신나게 했다.
앞에서 자기가 할려고 했던 말을 했다고 안타까워 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말 했던 것을 또 말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하고 신나해서 나도 덩달아 정말 재미있었다.
처음엔 일부러 틀리기였는데 선생님이 마지막에 한 질문은 과연 정답이 있었을까요?
선생님은 여러분들한테 이처럼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들을 많이 할거예요. 그러니까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늘 처럼 마음껏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해 주면 고맙겠어요^^
7. 마음놓고 틀리는 교실이란?
교사발문
- 자, 이렇게 일부러 틀리게 답하기 활동을 해보니까 어떤가요?
- 왜 재미있었을 까요?
- 우리반 친구들이 평소와는 반대로 이렇게나 손을 많이 들었던 이유가 뭘까요?
- 그럼 눈을 감고 이렇게 마음놓고 틀리는 교실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 눈을 뜨고 학습지 5번을 합니다.
- 다 썼으면 줄줄이 말하기를 할겁니다. 내 생각과 같은 친구가 있더라도 내 입으로 내가 말하는게 중요한 거니까 그냥 말하세요.
우리반 급훈으로 '용감하게 틀리자'를 항상 강조 하기에 아이들이 우리반이라는 대답이 많이 나왔다 ㅎㅎㅎ
8. 모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 전하기
교사발문
- 자, 우리가 두시간 동안 모모와 함께 했습니다. 모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습
지 6번에 써보세요.
- 다 썼나요? 그러면 이제 한사람 씩 나와서 모모에게 6번에 썼던 말들을 전해주도록 하
겠습니다. 모모앞에 서서 이야기를 해줘도 좋고 귓가에 속삭여 주어도 좋고 마음속으로
전해줘도 좋습니다. 자기가 편한방식으로 하면 되니, 번호대로 한명씩 나오세요.
아이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와서 모모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전했다.
표정들이 한껏 밝아졌다. 이제 모모와 헤어질 시간이라고 하고 인사를 하라고 하고 교실문을 열고 보내줬다.
우리반 특수학급 아이도 열심히 활동해서 더 감동이었다 ㅠ.ㅠ
9. 수업후기
사실 학습지 1번은 결국 자기 자신이 발표를 두려워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6번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빈의자인 모모에게 말을 전해주는 활동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튼 이렇게 2시간(사실 조금 더했다)동안 수업을 하고 나니, 그다음 시간부터 아이들이 보다 활발하게 발표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수업이 잘 된것 같아 너무너무 대만족이다!!!!!!!!
마지막 시간에 했던 학급 칭창-격려-감사 회의도 엄청 분위기가 좋았고 놀이도 역시 정말 활발하게 했다.
교사가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주느냐가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