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쌤의 담임도전기]스승의 날, 찾아오다! (2)
날이 밝았습니다.
아이들과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저쪽에서 마을버스가 오는 게 보입니다. 내리기 5초전!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아이들이 우르르 버스에서 내립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내리는 아이들을 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아이들이 내리자마자 저에게 쇼핑백을 하나 줍니다. 안에는 롤링페이퍼와 선물이 있습니다. 오늘 오지 못한 아이의 편지, 직접 손으로 만든 손베게까지. 졸업하더니 어른이 되어 돌아왔네요. 롤링페이퍼는 이따 읽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학교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의 취향을 몰랐던 걸까요?
아이들이 학교식당옆에 있는 매점으로 들어갑니다.
"얘들아, 아냐. 밥 먹어야지. 무슨 라면이니 ㅠㅠ?"
학생식당에 들어가기 부담스러웠던 걸까요. 그렇게 아이들은 매점을 털었습니다.
다행히(?) 학생 휴게실에는 아이들밖에 없어 편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남학생들은 다 먹고 스마트폰을 합니다. 학교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는 이곳이 천국입니다.
밥을 먹고, 학교 투어에 나섭니다!
대학교에 온 아이들에게 캠퍼스 투어는 필수죠. 제가 주로 공부하는 사범대학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잔디마당에서 계단 한 번에 뛰기를 하며 놉니다. 여학생 아이들이 다리가 길어 잘 합니다. ㅋㅋ
그리고 도서관 건물도 구경하고, 학교 안의 연못도 보고, 롤링페이퍼도 읽고, 사진도 찍고 날이 더워 아이스크림도 먹었습니다. 남학생들은 연못에 물고기 관찰이 한창이네요. 무슨 얘기하면서 보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여학생들은 사진을 찍자고 하면 하트로 얼굴을 가립니다. 제 눈엔 다 이쁜데, 사춘기라 부끄럼을 타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중학교에서 유행하는 사진 포즈도 배웠습니다. 참고로 이 포즈는 하트로 얼굴을 가리고 하트모양은 살리는 게 포인트입니다. ㅋㅋ 그리고 아이들도 카메라 어플로 제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한동안 프로필 사진으로 해놔야겠습니다. ㅎㅎ
캠퍼스 투어를 마치니 어느새 3시입니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더 오래 함께하진 못 했는데, 아이들이 기말고사 끝나고 또 보자고 하는군요! 흠..과연 다음엔 언제 보게 되려나요? 앞으로 친구들이 더 소중해지고,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면 더 바빠질텐데 아이들이 오늘의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잘 간직하길 바랍니다. 학업으로 팍팍했던 제게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고, 다시 학교를 생각나게 한 날이었습니다. :) 육일반, 육깨비들, 고마워!
중학교 생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