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학교 바라보기] 14. 내 삶과 교직 - 3) 순수함, 그 어려움
낭상
0
1099
0
2017.09.12 08:42
난 순수하게 살고 싶다.
좋은 것을 좋다고 하고 싫은 것을 싫다고 하겠다.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겠다.
하지만 순수함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현명해야 한다.
내 좋음은 내 좋음이다.
내 싫음은 내 싫음일 뿐이다.
내 싫음이 누군가를 미워함이 되지 않기를.
내가 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난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
날 싫다는 사람을 견딜 자신이 없다.
그저 좋은 사람을 가까이하고 싫은 사람을 멀리 할 뿐이다.
내 순수함이 상처받지 않도록.
강해야 한다.
내 옳음은 내 옳음이다.
다른 누구의 옳음도 아니다.
다른 이에게 내 옳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
반대로 내 옳음을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도 없다.
난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겠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겠다.
부디 강함에 주눅 들지 않기를.
궁핍함에 비굴해지지 않기를.
순수함
현명하지 못한 순수함은 바보 같은 순진함이다.
지켜내지 못할 순수함은 더럽혀질 종이짝이다.
하지만 현명함이나 강함도 상대적이다.
검은색 옷엔 흰 먼지가 더러워보이는 법이다.
내 순수함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겠다.
옳음이 진정 옳은지 반성하고 지켜가겠다.
난 죽는 날까지 순수하게 살고 싶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