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24) 반대로 하는 교육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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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09:51
반대로만 하는 청개구리.
말 안 듣는 나쁜 아이 같은가.
때론 부모에게도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
무조건 반응
저녁을 먹는데 첫째가 김 달라고 소리쳤다.
김 하나 뜯어주는 게 뭐 어려운 일이겠는가.
그런데 점점 두부는 어떻게 주고, 뭐는 어떻게 하라고 명령한다.
아내는 아이가 시킨 대로 따른다.
이건 여기에 놓고, 저건 저기에 놓고.
이건 아니다 싶어 아내와 대화를 나눴다.
아침부터 데리고 있으면 지친다.
몇 번 실랑이를 하고 나면 정신력도 바닥난다.
더 이상 옳다 그르다 말하기보다 그냥 해주고 만다.
의식 있고 주도적인 엄마라면 좀 다를지 모르겠다.
내 아내는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이다.
거절하지 못한 결과는 짜증으로 폭발한다.
반응의 조건
난 아이에게 해 준 것 자체를 뭐라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 아무 생각 없이 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엄마의 고생이 당연한 권리가 되기 때문이다.
난 두 가지를 생각한다.
네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인가.
나에게 너무 부담이 되는 일은 아닌가.
"싫어, 이건 네가 갖다 먹어."
"연수야, 아빠도 힘들어."
그렇다고 서로 반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아이가 내 심부름도 해주고, 내가 아이를 도와주기도 한다.
우린 부탁할 수 있는 관계다.
하지만 시켜먹는 관계는 아니다.
반대의 이유
"우리 애는 밥을 먹으려고를 안 해요."
그러면서 엄마가 계속 입에 떠 넣어주고 있다.
물론 엄마의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먹는 걸 쉽게 여기게 된다.
둘째가 걷다가 질질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넘어질까 봐 꽉 잡으면 아주 맘 편히 매달려 논다.
그냥 손을 한 번 놓아봐야 불안해서 다시 잡고 걷는다.
먹이려 하면 먹지 않고, 세우려 하면 걷지 않는다.
당신이 결과를 원하면 아이가 반대로 된다.
당신이 반대로 하면 아이가 결과를 이룬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바람이 아닌 햇살이라는 이야기.
그 교훈이 단지 따뜻하게 하란 말은 아닐 것이다.
당신의 햇살이 되지 않을 때, 바람을 불어 보는 건 어떨까.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