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학교 바라보기] 4. 교육을 닭으로 만들지 마시오
우린 여러 가지 음식을 먹고 산다.
그 음식들은 각기 다른 영양소로 흡수되어 인간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누군가는 삼겹살을 좋아하기도 하고 닭고기를 좋아하기도, 채식을 위해 두부를 먹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부터 단백질은 닭으로만 섭취하라고 한다면 어떨까?
닭이 최고인가
교사들이 잘 하고 있던 교육 방법도 교육청에서 주관하면 망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닭'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독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모든 교사에게 독서교육을 하라고 시킨다. 창의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미술, 음악 중심의 융합 교육을 하란다. 이번엔 알파고가 나와서 코딩 교육을 한다고..
목적없는 방법은 철학없는 껍데기 교육이 된다.
교육의 철학이 방법에 휘둘려선 안된다.
좋은 방법 하나가 있다고 하여 모두가 그 목적을 달성하리라 착각하지 말라.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수많은 방법을 찾는 것이다.
너의 고기는 나에게 안 맞아
단백질이 치킨을, 삼겹살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치킨, 삼겹살, 두부 등이 단백질이라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그리고 누구에게나 맞는 음식이 다르고 그 음식을 선택할 권한도 그에게 있다.
예전 내 옆반으로 신규 여선생님이 왔었다.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 선생님을 보며 나는 반 아이들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이렇게 답했다.
"저도 알고는 있지만 선생님의 방법이 전 되지 않아요. 아이들을 잡을 만큼 강하지도 않고 나를 그리 무서워 하지도 않아요."
나는 내 나름의 많은 조언을 해주었으나 강하게 잡는 위압감, 카리스마 등의 음식은 신규 여선생님에게 소화할 수 없는 음식이었다.
선택권을 주시오
사람은 다 다르다. 그래서 가치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마트 기기를 좋아하는 사람, 음악, 체육, 미술, 과학 등등 무엇을 좋아하는 지는 개인의 태생과 삶의 모든 경험에 따라 다르다.
무엇 하나만을 우월한 가치로 평가하면 안된다. 그러면 나머지를 전부 바보로 만든다.
독서교육이 중요한 시기에 그림을 그리는 교사는 뒤떨어지는 교사가 된다.
반대로 스마트시대에 종이를 갖고 교육하는 교사는 뒤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각 분야의 수많은 교육 연구들의 가치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연구들을 알려주고 교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 연구들이 진정 일반화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인지는 선택을 아래로 강요해서가 아니라 선택을 하는 아래가 많아 짐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일반화는 아래로부터
일반화란 여러 사람과 공동체 각각의 연구와 경험이 위로 올라가 하나의 가치와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즉, 가치는 아래로부터 생긴다.
어떤 방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일반화 할 수 있다. 하지만 방법 하나를 모두에게 일반화 하려 하면 안된다.
어떤 생물의 종이 아주 좋은 하나의 유전자로 일반화되면 한 번의 위기로 멸종이다. 교육을, 세상을 일반화하여 멸종시키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