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학교 바라보기] 7. 진로를 교육하기 전에..
취업이 어려운 요즘, 진로교육은 더 강화하고 있다.
공무원과 대기업, 공기업에 들어가야만 살아남는 취업 현실에서 교육은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좋다, 아이들이 직업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이 원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정말 그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가.
알면 알수록
내 어린 시절의 꿈에 대통령, 과학자가 많았다.
TV를 보면 대통령의 업적과 과학자들의 뛰어난 연구 성과들이 눈에 띄었다.
이 두 직업이 가치가 높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은 아이돌, 가수, 연예인을 꿈꿨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모습들이 전부이다.
현실보다 TV속에 있는 그 모습들이 멋지고 화려하다.
아이들은 막연하고 허황된 꿈을 꾼다.
하지만 아이를 벗어나면 현실적인 꿈을 꾼다.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이 꿈이 된다.
진로교육을 하면 할수록 장래희망은 공무원, 교사, 대기업 직원이 많아진다.
아이들은 대통령, ceo, 대기업 임원이 되는 것이 불가능 함을 일찍부터 알게 된다.
진로교육을 하지 않아도 현실을 알아가면서 타협한다.
초등학교 시절의 진로에 관한 경험이 정말 길이 될 수 있는가.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을 길을 우리는 제시할 수 있는가.
하면 할수록
우리는 교사로서 다양한 사회인을 길러낼 것이다.
미술에, 과학에, 음악에, 수학에 소질있는 사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하지만 우리가 그저 진로만을 교육한다면 자기 적성에 맞는 노동자를 기를 뿐이다.
애견샵을 운영하는 세입자, 빵가게를 운영하는 세입자가 생길 뿐.
땅을 빌려 농사를 짓던 소작농의 직업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건물을 빌려 무엇을 하던 그 이익이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면..
건물주, 주주, 사업가, 체인점 등등 이 착취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진로 이전에
요즘은 학교에 경제 교육도 들어오고 있다.
진로교육도 경제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교육이 이 시대의 경제 흐름에 따라갈 사람을 기르는 일이 된다면 그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길러낼 수 없다.
이 시대의 경제 시스템을 잘 알아 주식을 하고 부동산을 통해 이득을 계속 보는 시스템을 옹호하게 된다면, 모두가 자기 집값이 몇 천 오르기 위한 재테크인이 되어 있을 때, 건물 값이 몇 억 오르는 경제인은 웃고 있을 것이다.
진로라는 건 나아갈 길이다.
내가 나아갈 길이 아니라 그 다음 세대, 내 자식들이 또 나아가야할 길이다.
나의 이득이 내 자손의 이득이라 생각지 말라.
진로 이전에 교육해야할 것은 정치와 철학이다.
누구 혼자 배불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모두가 배부를 수 있을 것인가.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말할 수 없다면 난 하나의 부품이다.
부루마블
우린 모두 부루마블을 시작해요. 난 이제 막 시작을 했지만 게임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어요. 벌써 로마, 파리, 서울까지 비싼 땅들은 누군가의 손에서 비싼 호텔까지 왕창 지어져 있지요.
가진 게 없는 나는 월급을 받기 위해 한 바퀴를 돌지만 지나가는 그 길에 내야 하는 비용이 훨씬 더 많아요.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은 자기 땅이 있으니 무료로 통과하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더블이 나와서 멀리 도망가기도, 우주여행에 도착해서 한 번에 원하는 곳으로 가기도 해요. 정말 가진 사람들은 무인도에 들어가서 쉬면서 돈을 받지요.
이 게임의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어요. 누가 땅을 내어놓지 않는 이상 가져갈 땅이 없어요. 물론 어차피 살 수 있는 돈도 없지요. 내가 벌 수 있는 돈이란 은행에서 주는 월급이 전부잖아요.
부루마블을 새로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규칙을 다시 정할 수는 있어요.
난 하나의 직업을 맡은 사람에 불과하지만 난 하나의 표입니다.
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하나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