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학교 바라보기] 3. 교육에서 민주주의 죽이기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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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6:17
약자의 입을 막는 순간 민주주의는 죽는다.
대통령 후보가 있었다. 선거철이 되어 투표를 했다. 독재자를 뽑지 않은 자는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우리학교는 9개의 방과 후를 했다. 학년말이 되어 설문조사를 했다. 통기타, 영어가 8, 9등을 했다. 아이들은 혼났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아이들이 혼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힘들다는 이유로 '중요한' 방과후를 싫다고 했으니까..
영어는 '공부'로서 중요하고 기타는 '학교특색활동'으로서 중요하다.
아이들이 '왜' 싫어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안다고해도 그것보단 '교육'이 중요하단다..
그래도 올해는 통기타도 아이들 크기에 맞도록 작은 사이즈를 구입하고, 영어 강사도 바뀌었다. 하지만.. 지도자, 선생님, 대통령이 바뀐다고 세상이 변할 수 있으려나.. 아이들의 입이 이미 닫힌다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얘기하긴 너무 멀다. 난 아직 내가 있는 이 학교조차 민주화하지 못했으니..
난 어리고 힘없는 일개 '교사'다..
그래도 내 역량만큼 목숨걸고 입을 열리라..
이번 해에는 내가 자진해서 어린이회를 맡는다. 자기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할 '시스템'을 제대로 지켜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