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담임으로 살아남기![실전편1]
한 달 반, 1학년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쌓은 경험을 나누어 본다.
1. 일학년 아이들에게 줄서기를 기대하지는 말자!
- 게임을 하며 한 줄로 기다리며 서 있기는 예전 보여주기식 운동회 할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 줄서기 활동이 있다면 대기시간을 최대한 짧게 하거나 모둠을 나누어 5명 이상 줄서지 않게 조절한다. 5명이상이 될 경우 앞에 있는 친구가 무엇을 하는지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에 줄을 이탈하거나 교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간의 다툼이 생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2. 아이들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자!
- 다른 친구들이 하는 걸 지켜보거나 응원 하는 것은 1학년 아이들에게 매우 힘들다. 많은 아이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형태의 수업을 준비하자. 아주 간단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것들을 제시해 주면 그 안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즐거워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 활동을 변형하기도 한다.
예) 운동장 활동 시 주사위 굴려서 나온 수의 해당 꼬깔콘 돌아오기 보다는 개인이 하나씩 작은 주사위를 가지고 굴려서 나온 숫자만큼 걸어가기가 더 낫다.
3. 수업은 내가 계획한 것의 2/3만!
- 힘을 빼고 수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열심히 준비한 수업은 자칫 ‘화’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준비한 만큼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나도 모르게 자꾸 화가난다. ‘내가 이렇게까지 준비했는데!’(부글부글). 반대로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는 경우 심지어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업 준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가장 효과적으로 가성비 좋은 수업을 하라는 것이다. 아직 40분 내내의 ‘학습’이 익숙하지 않은 1학년 아이들에게 고학년 수업과 같은 흐름은 자칫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학습의 흐름도 중·고학년의 경우 본 수업에서 활동을 3가지 정도 했다면 학습형태의 전환이 쉽지 않은 1학년 아이들은 1~2가지로 단순화 시키는 것도 괜찮았다.
4. 이것도 모를까 하는 쉬운 내용을 단계별로 천천히 설명하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너무 당연하거나 혹은 쉬워서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잘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1학년 담임교사의 기술이다. 교과서를 보면 난감할 때가 있다. ‘이걸 40분동안 어떻게 가르친담?’ 모두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나칠 때 교사의 ‘학습 그물’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갔던 아이들을 나중에 대면한다. 1학년은 수업 내용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기에 수업준비에서 수월한 면이 있지만 좀 더 쉬운 말로 학생 수준에 맞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단 것.
5. 내 몸을 아끼자.
- 학기초 1학년 밴드에 어떤 선생님이 이런 말을 남기셨다. ‘참지 말고 화장실 다녀오세요.’ 무슨 말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지내보니 알겠다. 손이 많이 가다 보니 쉬는 시간에 따라오지 못했던 아이들을 개별 지도하거나 수업 뒷정리 등을 하다가 보면 쉬는 시간 없이 바로 다음 수업으로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빈번히 생긴다. 이러다 보니 화장실을 오전 내내 못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밥도 마찬가지이다. 따기 힘든 요구르트라도 나오는 날이면 이리저리 다니며 급식지도 하다보니 내 끼니는 먹는둥 마는둥 해야 할 때가 있다. 체력은 국력 아니, 체력은 수업력이다! 나 자신을 너무 혹사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하자. 내 몸은 소중하니까!
P.S. 아직 1학년 사이클을 전부 겪어 보지 않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의 느낀점을 적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