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콜라 워크샵 후기] 말로 쌓은 산
말로 쌓은 산
산을 보았다.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산.
대방역 3번 출구 여성플라자 4층 세미나실
강원도 동해 쇄운동서 올라온 촌놈은
서울 복판 공기에 머리가 어질했다.
목포에서 태백에서 창원에서 삼척에서 보령에서 인천에서 세종에서 순천에서 대구에서 서울에서 케이티엑스와 지하철, 고속버스를 타고 사람들이 모였다.
자기 돈 칠만 원을 내고 주말 반납한 이들은 어렵게 왔다. 아내를 달래고 자녀를 어르고 남편을 구슬렸다.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날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토요일 오후 한 시부터 새벽 세시 반까지
촘촘하게 이야기가 쌓였다.
말로 만나는 사람은 눈으로 만나는 사람보다 컸다.
행간에서 놓친 뜨거움을, 깊이를 떨림으로 느꼈다.
말들이 차곡차곡 언덕이 되었다가 산이 되었다. 이십 개의 봉우리들이 산맥이 되어 찬란하게 빛났다.
오분 십 분씩 시간을 쪼개어 쉬었다가, 물을 마셨다.
물을 마셔야만 살 것 같았다. 자리를 지키고 눈빛을 받는 게 산 오르기였다. 평지만 걷던 자가 비탈길 오르면 숨이 차듯 나는 거기가 그랬다. 그런데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물을 마시고, 말을 삼키고 소화하며 버텼다.
토요일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일요일 새벽 세시 반에 잠이 들었다.
하루가 온전했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가
이런 사람들이 내 곁에 앉아 대화 나눈다는 사실이
6월 둘째 주 주말은 그렇게 과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