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되어 학교를 보다]#1. 내 아이 담임선생님을 향한 기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관계를 뜻하는 3개의 낱말이 있다.
백성,
국민,
시민.
백성은 군주제의 용어다.
'피지배' 계급을 뜻한다.
아무런 결정권도, 아무런 참여권도 없이,
위에서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존재들이다.
국민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의 구성원'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뜻만은 아니다.
국민은 우선적으로 '국가'라는 집합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기에, 국민이라는 낱말은 한 명 한 명의 사람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극단적 해석이지만)'국가'라는 집합체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부속품'처럼 여겨지거나,
국가라는 집합체의 '하위' 개념처럼 쓰인다.
시민은 반대로 '도시의 구성원'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민, citizen 이라는 낱말이 탄생한 배경을 살펴볼 때,
시민은 '온전한 권리의 주체'이자 '결정권을 갖고 참여하는 존재'를 나타낸다.
(백성, 국민, 시민의 차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면, 이 곳이 제법 쉽게 나와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6721&cid=47333&categoryId=47333)
말에는 힘이 있다.
내가 어떤 낱말을 사용하는가는 결국,
내가 가진 생각과 철학이 무엇인가를 반영한다.
3월 2일, 내일이면 2017학년도의 새학기가 시작한다.
학부모로서 맞이하는 두번째 '관계맺음'의 시간이 다가온다.
내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내 아이를, 내 아이 반 친구들을 백성이나 국민이 아닌,
'시민'으로 바라보고 대우하는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