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콜라 워크숍 오프톡]교사들은 모르는 '학부모' 세계 다시 보기-2
그날은 우리 아이의 학부모 공개수업일이었다.
1학년 학부모답게, 수업 시작 시간 20분 전부터 복도가 꽉꽉 들어찼다.
분명, 그 시간은 '쉬는 시간'이었고, 교실 뒷문이 열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 안으로 발을 선뜻 들여놓지 못했다.
나 뿐만 아니라 복도에 꽉꽉 들어찬 그 수많은 학부모들 대부분이.
선생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왜 안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기 전까진.
분명, 나도 교사(였)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왜 엄마들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복도에서 서성일까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 입장이 되는 순간,
쉽사리 교실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선생님이 공개하신 수업은 <짝꿍 소개하기>였다.
이전 수업 시간에 짝꿍의 얼굴을 그리고, 학습지 뒷면에 짝꿍을 소개하는 글을 써서
이 수업 시간에는 1명씩 다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발표하는 앞뒤로, 퀴즈활동 등을 넣기는 하셨지만,
어쨌든, 수업의 가장 많은 부분은 '개인별 발표'였다.
아이들은 수많은 엄마아빠들에게 둘러싸인채, 떠듬떠듬 발표를 했고,
엄마와 아빠들은 그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기에 바빴다.
1학년 치고는,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매끈하게 수업이 잘 끝났다.
문제는 그 이후에 일어났다.
공개수업에 참여했던 엄마들은 다같이 '커피숍'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앞에 나가서 말하는거 보니까 많이 컸다 싶긴 했어.
그런데 다른 애들 말할 때 가만히 있질 못하더라구."
"그런데 솔직히 좀 지루하지 않았어?
애들 발표하는거 다 듣고 있으니까 솔직히 나도 지루하던데,
애들이 그정도 있었으면 잘한거지~"
"평소에도 이렇게 1명씩 쭉 말하다가 끝나나?"
"애들 힘들겠더라. 하는 것도 없이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거 말야.
지루한거 참는 것도 필요하긴 하지만..."
"수업이 우리 어렸을때랑 별로 차이가 없는거 같아."
그렇게, 1시간 가량을 공개수업에서 시작해서 일반적인 수업 시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평가로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