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수업 이야기]#"발표해볼까요?" 대신 "고민해봅시다"#아이들이 생각을 꺼낼 …
저는 학급의 모든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꿈꿉니다. 배움이 일어나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위해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수업에 활용하며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해도, 학생 참여를 위해 다양한 모둠 활동, 짝 활동으로 수업을 설계해도 항상 고민이 되었던 것은 결국은 소수의 지적 순발력이 빠른 몇몇 아이들이 주도하는 수업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소수 몇 명의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으로 짝 활동, 모둠 활동, 전체활동이 주도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업 나눔을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지 않는 이유에 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대다수의 아이가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습니다. 아이들의 응답을 보며 수업 시간에 ‘기다림’ 즉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발문부터 바꾸게 되었습니다.
“발표해볼까요?”
제가 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발문입니다. ‘발표해볼까요?’라고 물었을 때 소수의 적극적이고 지적 순발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손을 들고 지명을 바라는 애원의 눈빛을 보냅니다. 그렇게 애원의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을 지명하여 발표하는 순간 다수의 아이는 생각을 멈추게 됩니다.
“고민해봅시다.”
그래서 저는 ‘발표해볼까요?’ 대신 ‘고민해봅시다.’라는 발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주며, 각자의 고민에 대한 내 생각을 간단하게 1~2줄 이내로 기록해보게 하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지적 순발력이 빠른 아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기다려줄 것을 부탁합니다. 짝 활동이나 모둠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생각을 꺼낼 때는 때는 꼭 먼저 모든 아이가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수업에 공백의 시간이 길어지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할 시간을 조금만 주어도 훨씬 더 많은 아이가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가지게 되는 순간 자기 생각을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참여도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