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드디어 우리가 함께 했어요!!
#10. 드디어 우리가 함께 했어요!!
지난 주말, 드디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발표 났습니다.
드디어 5학년 우리 반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이 10월. 말 그대로 올해는 무늬만 한 반, 아직도 서로의 얼굴도 한 번 확인하지 못한 상태이니 전체 등교의 의미는 정말 누구에게나 많이 특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1학기 A/B 두 그룹으로 나누어 격일제 등교를 할 때는 두 그룹의 성향이 너무도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서 그 분위기 조율이 너무도 힘이 들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 드리워지는 걱정들을 뿌리칠 수는 없었지만 나름 “조화”, “보완”, 이런 단어들을 떠올려가며 나름의 컨디션도 잘 체크해 놓으려고 했습니다.
이것저것 지금 시기에서 할 수 있는 준비들을 하고는 기대반 그리고 걱정반으로 아이들을 맞이했습니다. 모두들 반갑기 그지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서로의 마스크 한 얼굴을 보면서 교실 속에서 등교의 기쁨을 만끽하는 분위기. 상상이 되세요?. 거리는 유지한다고들 하지만 그 아우성의 소리에는 거리라곤 존재할래야 할 수가 없고 오로지 밀접한 눈빛과 주파수들만이 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학교가 오고 싶었나..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모두들. 그렇게나 학교가 오고 싶었다고들 하니...
모두의 말을 거짓없이 그대로 다!! 믿어주기로 하였습니다!!
이제는 하루이틀이 아닌 계속되는 시간들이 담보가 되어 우리와 함께 해 줄테니...말보다 행동을 믿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 정말 학교가 이토록 오고 싶었나.... 비록 마스크를 하고는 있지만 모두가 나를 향해 있는 시선 속에서 아이들의 눈빛이 집중되어 있고 내게 한껏 웃고 있는 것이 너무도 간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아 이 몰입도... 하루 이틀이 지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주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아이들은 학교 오는 것이 너무 좋다며 집에 가기가 싫다는 말까지 합니다. 지금까지 친구와 이야기는커녕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도 힘들었고,
‘집에서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학교가 너무 오고 싶었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그 동안의 혼자라는 것을 느끼며 외로웠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와 닿았습니다.
이렇게 공감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었던 일주일이 금세 다 지났습니다.
우리반 모두가 함께 했던 전체등교 일주일.
우리는 마스크만 하고 있다는 것만 예전과 다를 뿐 하루 6교시라는 긴 수업을 같이하면서 아이들은 정말 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나에게 집중하고 수업에 초몰입하고 열중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정말이지 지금은 아이들이 선생님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고 있음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옷이 바뀌고 헤어스타일이 바뀌는 정도만 체크하는 것뿐 아니라 내 손이 무엇에 닿아있는지 내 눈빛이 무엇을 향해 있는지 아이들의 레이더에 다 체크가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선생님 핸드폰 액정필름 바꾸셨어요?'
라며 심지어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도 내 핸드폰 액정필름이 바뀐 것까지 다 캐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니 더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네 이렇게나 몰입도 있게,
이런저런 수업활동도 다 너무도 적극적으로 잘 참여해주니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정말 순수 코로나 덕인건지... 아니면 올해 우리의 성향이 너무도 잘맞아 쿵짝이 좋은 건지 깊이 생각해 보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서로에게 끌어당김이 있는 이 상황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이런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에 우리가 더 행복하고 따뜻한 일주일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위기 그대로 남은 3개월 멋지게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