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기#1. 우리 함께 하는 사이 맞나요?
다시 시작하기 #1. 우리 함께 하는 사이 맞나요?
올해는 4년만에 다시 5학년과 함께 되었습니다. 학년부장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가슴에 달고 말입니다.
그러나 개학이 미루어진 지가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간 내몸과 마음은 그리도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은데 결국 5-1반교실 앞 학급안내판에는 아이들의 사진도 없이 일주일의 시간표가 아이들의 얼굴을 대신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한 달을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계속 온라인 소통만 계속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아바타로만 서로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5학년1반의 담임이지만 3월 첫주라 황금같은 시기에 아이들을 한 번도 대면을 하지 못한 터에 아이들에게 어떤 강한 의무나 통제감을 부여하기엔 너무도 조심스러웠습니다. 말그대로 자율만이 가득한 학급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지금은 다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아이들이 활동을 안내하는 게시글을 보지 않아도, 과제를 제시하지 않아도 따로 재촉하거나 요청하는 등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말그대로 통제가 없는 온라인 교실인 상황이었습니다.
나이스 입학시에 입력된 사진외엔 실제 그 아이의 얼굴을 직접 대면한 적이 없었기에 말그대로 대면접촉의 강한 힘도 우리는 아직 느껴보지 못한 관계맺음이 다일 뿐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온라인 학급 게시판에 제시되는 활동을 보고 과제를 제출하는 아이들이 꾸준하게 있다는 사실에 그저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과제를 제출하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기라도 하면 그 역시 고맙고 뿌듯하기만 할뿐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이기에, 이런 상황이기에, “교실”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힘과 의미를 다시 한번 더 절실하게 느껴 봅니다. 교실이라는 내가 있는 이 공간 속에 함께 하는 아이들이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할 때가 그저께였던 것 같은데...이젠 그전의 활기참이 보이지 않는 교실의 느낌이..그저 힘없고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늘 아이들에 힘을 얻고 또 힘이 빠지기도 했었지만 지금 아이들이 없는 이 교실은 정말 힘이 빠지기만 하는 것 같아 빠른 에너자이너들의 귀환이 시급하다는 생각만 그득합니다.
올 한해 함께 하게 될 우리 아이들, 지금도 함께 하는 거 맞겠죠?
서로 함께 느껴 보고 싶은 시기이기에 서로의 힘이 더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좀더 아이들과 소통을 해보려 합니다.
모든 선생님들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