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4. - 승마체험 프로젝트(1)
시골살이#4. -승마체험 프로젝트(1)
개학이 얼마 되지 않은 9월초.
아이들의 2학기 체험학습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주변에 있는 승마장에서,
다섯번의 승마체험학습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네~여기 이곳이기에 가능한 체험이겠지요. 일회가 아닌 지속적 승마체험!! 단순 체험이 아닌 일종의 학습이었습니다.
유치원을 제외, 22명의 전교생이 함께 시작했습니다.
네 이전 도시 학교에서는 한 반도 채 안되던 수의 인원이었지만 여기 이곳에서는 그 인원이 학교 전교생 인원이었습니다.
승마장 도착 후 아이들은 말구경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10필이 넘는 많은 말들이 승마장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부부는 아이들을 너무도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간단한 음료를 제공해 주시고는 이내 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주의사항부터 말에 대한 설명, 말을 타기 위한 기승자의 자세도 아이들 수준에 맞추어 너무도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옆의 선생님들도 또 그렇게 흥분되어 있던 아이들도 설명을 너무도 집중해서 잘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말타기 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섯 명씩 한 조를 이루어 고학년부터 순서대로 30분 동안 말을 타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흥분되어 있던 아이들도 어느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말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떠들었던 수다도 조용하게 사라져버린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말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또 승마선생님의 수업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마구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그렇구나..’, ‘승마는 그렇구나’ 옆에 선생님들과 떠오른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의 체험이 끝나갈 때 승마 선생님께서는 우리 4명 선생님에게도 멋진 체험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말이라고는 제주도 조랑말 체험이 다였던 터라 교사인 나도 흥분되고 설레기는 아이들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옆에 있던 3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조끼, 모자, 장갑 등 안전장비를 잘 갖추고는 들뜬 마음으로 말의 고삐를 잡아 보았습니다.
말에 올라타자마자 “엄마야” 하며 아이들이 내던 소리를 우리도 똑같이 내고 있었습니다.
“아~균형이....잘 잡히지지가 않네요” 정말 균형 잡기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고삐만 더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선생님은 우리 선생님들에게 고삐를 잡는 방법과 앉는 자세를 설명해주고 계셨지만 균형잡기도 마음처럼 쉽게 되지가 않았습니다.
승마 후 깨달은 것이지만 그도 그럴 것이 승마라는 운동이 다른 운동과는 다르게 유기체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실제 말을 타는 사람들은 30분을 타기 위해 1~2시간을 말과 함께 보낸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무엇인가 우리 학교라는 곳과 큰 공통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말의 목을 쓰다듬어주는 것부터 당근과 각설탕도 먹여주고 목욕도 시켜준다고 했습니다. 사실 승마문화가 잘 정착된 나라에서는 승마를 말을 탄다는 느낌보다는 말과 함께 교감하는 시간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승마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서 그저 말을 타는 것에만 그친다고 합니다. 네 저도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말을 직접 체험해 보고 나서야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한 승마체험을 마치고 승마선생님께서는 우리 선생님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한국마사회에서 진행하는 ‘온 국민 승마체험’ 이라는 프로젝트를 알려 주셨습니다. 승마 대중화를 위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체험학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나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 승마체험 프로젝트에 응모를 했고 일주일 후 바로 10회 승마체험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새벽마다 열심히 승마체험에 참여중입니다.
도시에서는 비용과 접근성의 문제로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승마’라는 배움에 참여하는 기분과 느낌.
다음 시간에는 이런 새로운 배움에 참여하면서 말과 함께 배우고 느낀 점들을 살짝 풀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