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6. 우리학교 행사 우리는 이렇게 준비해요
#6. 우리학교 행사 우리는 이렇게 준비해요
요즘 한창 학예회 시즌이지요? 네, 그래서 여기 우리도 학예회를 합니다.
처음에는 이 작은 학교가 학예회를 한다고? 어떻게 학예회를 할까? 준비는? 장소는? 누가 어떻게 지도를 하지?
아이들도 몇 명 안되는데....시간확보는?
이런 궁금증, 걱정들로 가득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나도 모르게 학예회 그 원래의 의미를 잊고 있었나 봅니다.
네, 순간 저도 그 본질적 의미보다 변질된 의미에 기준을 두고 있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학예회의 형식이나 방법도 각 학교 상황에 따라 또는 교육 성과에 따라 다른 형식과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와서는 나는 내가 예전에 해왔었던, 생각했었던 방식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었지요.
이곳에서 교사의 역할은 의상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함께 협의해주고 주문해주는 역할이 주가 됩니다.
(공문과 문서작업은 당연히 우리의 일이겠지만요^^;;)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교실은 일주일에 9개나 됩니다.
전교생22명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모두 공급자 부담으로 전액 무료로 수강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는 학원이나 다른 기타 사교육 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지역실정에 따른 학부모의 요구도 함께^^)
우리들의 학예회는 이렇게 방과후교실에서 익힌 것들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 실정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교육행사방법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사실 수업시간도 2개의 학년이 복식으로 이루어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학년 수업 시간이 많이 빠듯한 편입니다.
이렇게 두 개의 학년이 40분이라는 수업시간을 나누어 가져야 하기 때문에 단식일 때의 수업보다는 수업집중도도 많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학예회 준비는 이곳 몇 안되는 선생님들의 엄청난 심적 부담을 한 순간에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학예회를 위해 사물놀이, 오카리나, 우쿨렐레, 연극, 댄스를 열심히 연습 중에 있습니다. 다가오는 23일이 바로 공연날입니다.
공연은 인근의 우리학교와 비슷한 규모를 가진 2개의 학교와 함께 공동으로 지역의 체육관에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행사가 있으면 함께 공동으로 연구·진행합니다. 이를 공동교육과정이라고 부릅니다.
주변의 비슷한 규모의 학교와 함께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진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운동회, 각종 체험학습, 학예회, 수업공개 등 작고 큰 행사를 비롯해서 서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는 매우 유익한 교육과정 운영방식입니다.
학예회가 끝난 28일에 가게 될 스케이트 체험학습도 바로 이 공동교육과정으로 이루질 예정입니다.
이렇듯 여기 선생님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과 위로를 받으며 우리의 상황을 어느 정도 잘 이겨 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