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쌤의 2016년도 준비 이야기
늘 무거운 주제로만 이야기 하다가 이번에는 제가 2015년을 보내고 2016년도 학급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쭉 보시면, 왜 저런 생고생을 하지 싶은데 사실 이건 순전히 '스스로'를 위해서였습니다.
신규 때 마구 샘솟는 아이디어로 이리저리 1년을 보내고 나니 다음해에 아무 것도 안남더군요.
그래서 다음 해에는 폴더별로 만든 PPT나 한글 파일을 모아 두기 시작했습니다. 외장하드도 새로 사고 말이죠.
그리고 다음 해가 되어 폴더를 열어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폴더를 열어 파일을 뒤적거렸지만 다음 해에 쓸 수 없었습니다.
자료를 재조직하는 아이디어와 과정 등이 증발되어 날아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냥 자료를 수업에 투입해도 되겠지만 그렇게 영혼없이 투입된 자료는 한번 쓰고 버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4년이 지나서야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하고 계십니다.
저도 하고 있고, 에듀콜라도 그 생각의 한 조각이 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작년의 활동을 정리하는 일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야 다음의 계획을 위한 생각을 주니까요.
그래서 블로그에서 3월동안 했던 활동부터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엑셀에 날짜별로 활동의 주제로 분류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단편화된 포스팅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하자. 무척 부끄럽고 후회가 되었습니다.
활동의 순서나 효율이 무척 떨어져보였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정리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들었네요.
(괜히 색까지 넣느라...) 1주 마다 반성도 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지난 활동을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도 도출할 겸, 브레인 스토밍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진짜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 붙여가며 해볼 생각이었는데...
별다방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겠죠.
그래서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브레인스토밍 후 마인드맵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중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사람인가?"
"단순히 좋은 활동을 잘 붙여놓는 것에 불과하다면 나는 언제나 대체가능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지난 1년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감정적으로 화냈던 일,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좋았던 감정들을 떠올려 보자."
"내가 실제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를 지탱하고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중심생각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한 문장으로 만들어 내가 힘들때 꺼내 볼 수 있게 하자."
교사로서의 철학을 세워보자는 것입니다.
오랜시간을 숙고하여 상황별 중심문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브레인스토밍 돌입! 마인드맵핑까지 마쳤습니다.
사용한 프로그램은 'mindmeister' 입니다.
사진이 작아서 뭐가 달라진게 있나 하실텐데요.
우선,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활동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으니까 하자가 아니라 '언제하면 좋을까? 무엇을 먼저하는게 도움이 될까?' 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치면 이건 저의 활동에서 끝나게 됩니다.
더욱 나아지려면 평가, 피드백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활동을 잘 정리하고 자료를 묶어서 PPT 패키지를 만드는 중입니다.
필요하신 분께 공유하고 나면 돌고 돌아 조언을 들을 수도 있고, 자료가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곧 학기가 시작인데 열심히 만들어야겠습니다. 이 작업은 시기가 생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