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살림] 지각한 학생에게 부탁하는 것
9시 등교 정책 시행 이후,
우리 반은 8시 40분부터 등교하고,
8시 55분까지 자리에 앉아있도록 규칙을 정했다.
수업 1분 전, 종을 쳐서 알리면 자리로 가 수업 준비를 시작한다.
그런데 학생이 지각을 한다면?
일찍일찍 준비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에 딱 맞추어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시간 관념은 오랜 시간 반복한 행동 패턴이자 습관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날도 있겠지만, 보통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예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여럿이 모인 집단에서는 한두 사람을 기다리느라 다른 이들이 불편을 겪기도 하고, 시간 관념의 차이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생각지도 못한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단체 생활을 통해 사회성을 익히는데, 이 때 시간 관념 또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시간에 관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있을까? "시간을 알 수 있다.", "시간 약속을 정하고 지킨다.", "사정이 생겼을 때는 양해를 구한다.", "주기적으로 하는 행사에 대해서 이해한다.", "공부 시간에는 서로 협력하여 학습한다.", "쉬는 시간에 개인적인 볼일을 본다.", "정해진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고 치운다.", "적절한 타이밍에 대답한다." 등 기초적인 시간 관리 방법과 규칙을 가르친다. 시간을 잘 지키지 않으면 보통 친구들의 질타를 받거나, 용인하거나, 선생님께 혼난다 잔소리 지도를 받는다. 사실 중학교에 가서 가장 생소하게 느꼈던 점은 바로 교복을 입고 머리를 귀밑 3cm로 자른 순간 이미 게임 끝 수업에 참석하지 않으면 "결과"처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학교급이 올라가는 만큼 출석과 시간을 맞추는 데 더 민감해지기를 요구했던 기억이 난다. 사회인이 되면 근태는 기본이 되고.
우리 반에서는 학년 초 8:55 등교, 1분 전 수업 준비를 약속하면서, 나의 1분과 우리의 1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은 소중합니다. 선생님도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이고, 여러분을 기다리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늦어질 때는 이유와 함께 양해를 구할 것이고, 쉬는 시간을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할 일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주고, 시간을 지키지 못할 때는 그렇게 해 주세요."
다음 날에도 지각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고, 시간 관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렵다. 습관이 되었다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잘하려고 했다는 것을 안다. 다음에는 꼭 성공해 다오.
시나브로 능숙하게 될 아이를 응원할 힘이 내게 남아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