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가 만난 사람들 - 충전기경 황성진 선생
딩크가 만난 사람들
충전기경 황성진 선생
<본 취재기는 시간이 좀 지나서 딩크 머리에 의해 각색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딩크는 어느날 대구를 갔다.
가면서 문득 생각했다.
'아! 편집장(악마쌤)이 숙제를 내줬는데!!'
'편집장님이 하라면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내려가면서 메세지를 보내본다.
희한하게 에듀콜라 필진 2차 모집에 오신 분들은 경상도 분들이 많으시다.
딩크 : 혹시 저 내려가는데 시간 되시나요?
A : 아.... 주말에 시간이 되긴 되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요.
성진 : 오시면 볼까요?
이래저래 해서 우리는 만났다. 바로 황성진 선생님!!!
페이스북에서는 자주 이야기 하고 왠지 비스므리한 풍채 때문에 인상이 좋았었다.
전에 대구에 왔을 때도 만나서 더욱이 편하게 만날 수 있을 듯 했다.
전에는 정말 잠깐 만났다.
' 20분 정도 만나면서 차를 한잔 했는데 오늘은 많이 이야기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약속장소를 향해 열심히 갔다.
그런데.......
부평역 지하상가만 던전일거라 생각했던 나는 순진했나보다. 인천토박이인 주제에도 부평지하상가를 가면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던 나....
대구 반월당 지하상가도 나에게는 던전이었다. ㅠㅠ
이렇게 시작된 대화. 이 대화는 끝이 없다.
"황쌤. 저기요~~"
"황쌤. 여기는요~~"
"황쌤~~"
여차저차 겨우 길을 찾아서 만난 황성진 선생님.
남자 둘이서 만난 자리에 만찬 따위가 있을리가 없다.
더군다나 늦은 점심을 먹었다는 황쌤이라....
원래는 다른 선생님들도 같이 만나면 우아한 저녁을 먹으려 했으나 그냥 김밥집으로...
안내 받았다.
허나 남자 둘인지라 김밥과 우동만 먹었다.
바로 배를 채우며 나왔으나 지나가면서 본 맛나 보이는 곳들을 다 지난터라...
김밥과 우동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았다. 우리는 바로 요런 애들을 먹었다.
이제 배를 채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대구는 어때요? 쌤은 여기 사람 아니잖아요~"
"처음에는 적응하는 건 좀 그랬죠~"
"말 때문에 문제 없었어요?"
"애들이 받아쓰기를 하는데 참 좋아하더라구요. 녹음기 듣는거 같다고요~"
이제 우리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딩크 : 쌤은 근데 정말 많이 다녔네요~
성진 : 그쵸. 저는 충북 태생이에요.
딩크 : 경기도에서 처음 교사 한 거에요?
성진 : 아뇨. 저는 전주교대 졸업했어요. 그리고 전남으로 발령 받았구요.
딩크 : 그럼 어느 정도 문제없이 교사생활 했겠네요~
성진 : 아뇨. 전주교대는 전북이고 전남하고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딩크 : 아... (인천도 인천교대가 주를 이루니 그런 이미지이려나 싶다. )
성진 : 그렇게 지내다가 경기도 일방전출이 있어서 경기도로 옮겼어요. 경기도에서는 혁신학교로 갔었죠.
딩크 : 오.. 혁신학교!!!
성진 : 그러다 사고도 나서 다리도 크게 다친 적이 있고....
딩크 : 아... 저도 연골이 찢어져서 수술 받은 적 있어요. 저는 연골성형 미남이죠. 내면이 아름다운 남자랄까요?
성진 : 저는 아직도 몸에 쇠가 있어요~
딩크 : 아.... (울버린이구나...)
그런 잡담을 하다가 경기도에 있는 사람이 왜 대구를 왔는지 궁금했다.
딩크 : 그럼 대구는 어떻게 오셨어요?
성진 : 아. 와이프를 만나면서 대구로 와야겠다 싶었어요~
딩크 : 대구를 오는게 쉽지 않았겠는 걸요. 대구는 꽤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더욱이 경기도 혁신학교에 있었으면 꽤 자유로운 분위기였을 건데 적응하기 쉬우셨어요?
성진 : 저야 뭐 여기저기서 다 살아봤으니까요. 그냥 적응하는게 어렵지는 않을거 같았죠.
딩크 : 워.. .선생님은 다 찍었네요. 충청도, 전라도, 경기도, 경상도.. 남한에서는 다 다녀봤는 걸요~~
이러다 통일되면 북한도 가는거 아니에요? ㅎ
성진 : ㅎㅎㅎ
남자들의 잡담은 계속 되었다.
피규어부터 주문해놓은 아이폰까지.. 이런저런 잡담들이 계속 되다가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딩크 : 쌤. 근데 대구에 오니까 좀 적응하거나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말이라던가 그런거요. 생각하는 것도 그렇구요.
성진 : 말은 처음에는 애먹었죠. 그래도 여기서 표준어를 쓰니까 먹히는 것들도 있었구요.
아까 애들 받아쓰기 이야기 한 것도 사실 대구 온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제 억양이 표준어랑 딱 맞지도 않는데 아이들은 표준어로 느끼기도 하구요.
딩크 : 다른 에피소드는 없었어요?
성진 : 여기서만 쓰는 말들인데 표준어로 아시는 것들도 있더라구요. 예를 들면 '커피를 태워먹는다' 고 말하시더라구요.
어쩌다가 표준어 이야기 하면서 그건 표준어가 아니라고 말씀드리니까 놀라시더라구요.
딩크 : ㅎㅎㅎ 인천에서는 종종 듣는 표현이에요. 경상도 분들도 좀 계셔서. 그런데 대구의 교직 분위기는 어떤거 같아요?
성진 : 저는 여기저기 다녀봤잖아요. 다니면서 느끼기도 하는 거지만 대구에는 대구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고 대구에서만 하는 것도 좀 있구요.
딩크 : 오...
성진 : 저는 경기도에서 혁신학교도 경험했고 전라도에서도 경험했던 것들을 여기서 이제 막 시도하려는 것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것들을 경험한 걸 이야기 해드리면 대구에서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딩크 : 음.. 그건 좀 아쉽겠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우리는 이제 서로 애를 보러 갈 시간이 되어 헤어졌다.
황성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분. 교직인생이 참 다이나믹하다. 우선 교직을 경험한 곳만 해도전라도, 경기도, 경상도다. 그래서 제목에도 충전기경이라 적었다. 충청도.전라도, 경기도, 경상도. 이렇게 말이다. 그외에 교직에 대한 경험들을 들어보면 나와도 묘하게 겹치는 것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차츰 황성진 선생님이 이야기 해주시겠지 하며 이 글을 마친다.
황성진 선생님. 다양한 곳을 거친 교사지만 자식을 항상 생각하는 따듯한 남자. 그의 따듯한 글들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