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동화로 만나는 우리 아이들 <돌 씹어 먹는 아이>
송미경 작가님의 <돌 씹어 먹는 아이>는 6학년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동화다. '돌을 씹어 먹을 수 있는' 연수의 능력이 신기하기도 하고, 가족과 그 동안 숨겨왔던 고백들을 하는 장면에서 난리가 나는 작품이다. 작품에 기대어 아이들과 한판 신나게 놀고, 그 깊이에 같이 감동할 수 있어서 매년 빠지지 않고 읽는다.
제목으로 예측할 때는 '먹을 것이 부족한 가난한 아이 이야기, 돌 i, 차갑고 딱딱한 아이 이야기, 치아가 튼튼한 아이 이야기 ' 를 이야기 하며 정말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같이 읽는 시간은 30-40분 정도 걸리고, 문단마다 잠시 멈추고 이야기 나누기를 반복하였다. 이야기 나누기에서는 주인공 연수와 비슷한 경험들을 나누는데, '무언가 입에 넣어본 경험'이나 '엄마에게 소리지름을 당한' 이야기 등 쉽게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을 하며 작품과 질문 사이를 오고간다. 여섯개의 반을 다 읽어주다보니 마지막 반은 거의 대사를 다 외우고 있어서 긴장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밀고 당기기를 잘 할 수 있게 되는데 연수가 처음 돌을 씹던 날, 엄마가 경악하며 소리지르는 장면에서 하도 크게 소리를 치니 반 전체 아이들이 깜짝 놀라서 가까이 있던 아이는 얼굴이 굳어버렸다. (ㅎ)
돌 씹어 먹는 아이 연수가 여행을 떠나 만난 '할아버지'가 나오는 부분은 한 학생과 대사를 나누어 읽어보았다. 이유는 이 할아버지의 대사가 작품에서 엄청 중요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최대한 천천히 반복해서 읽었다.
"이 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그건 병이 아니니, 고칠필요가 없지"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질문 만들기를 해 보았다.
"질문이 작품을 더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요. 그 질문에 대한 다양한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 작품의 해석의 폭이 넓어져요 “
만든 질문을 종이에 크게 쓰고 돌아다니며 5-9명의 친구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다. 교사도 같이 참여해서 아이들과 만나서 질문 하고 답도 하면서 함께 한다.
질문을 통해서 다른 친구들의 답변을 통해서 작가의 의도나 주제를 느끼고 나면, 연수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활동을 한다. 이전에는 비밀쓰기, 남과 다른 나의 특징 쓰기 같은 활동을 해 보았는데 '없어요'라는 학생들이 너무 많거나 비밀을 써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아이들이 많아서 올해는 색깔에 자신을 비유해서 나타내기로 좀 더 쉽게 바꾸어 보았다.
하기전에 "선생님은 검정색이 진리라고 생각해. 그래서 다른 색은 색이 아니야! 틀렸어. 이상해!" 라고 하며 그 말을 들은 기분은 어떤지 물어보았다. "그건 아니죠~ "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를 바라본다.
" 왜, 연수는 가족들에게 망설이다가 고백을 하였지만 친구들에게는 했다는 이야기가 없을까?" 로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끝나고 받은 수업 소감에 한 아이가 이렇게 메모를 남겼는데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옮겨 적어 보았다.
나는 너무 특별하고 엄마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특별하고 멋진 존재다.
다들 자신의 이야기는 물론 친구의 이야기도 비밀도 공감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