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羅放記 #1 –착각-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지 한 학기가 흘러 여름방학. 한 학기동안 영상을 만들어 올리다보니 점점 기술은 느는데 제작 시간도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대한 고민이 깊어져갔다. 어떻게 해야 쉽게, 재미있는 수업을 꾸릴 것인가? 자연스레 쌍방향 수업쪽으로 관심이 옮겨갔고, Zoom을 이용한 수업을 고민했었다. 1학기 동안의 Zoom 수업을 위한 몇 번의 실험을 통해 느끼게 된 점이 있었는데,
1) Zoom의 화면 공유, 소회의실 등 기능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좋기는 한데 내 수업에서 활용하기에는 별로 였다.
2) 상당수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접속을 하기 때문에 Zoom을 활발히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있고, 집중을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3) Zoom을 통해 학생들과 대면하다보니 관리를 위한 멘트나 행동이 늘면서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 소화량이 적어진다.
4) 난 담임교사가 아니라서 내가 뭔가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제일 중요)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다시 몇가지 국내외 온라인 수업 도구를 살펴보면서 쌍방향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었다.(여름방학 시작할 때의 분위기도 쌍방향에 대한 압력이 꽤있었고...)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방식은 내 영혼을 점점 갉아먹는 느낌이었고, Zoom은 효과를 의심해야하는 이 상황에서 결국 ‘어차피 수업을 할거라면 나도 텐션 좀 올리고 애들도 편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유튜브에서 <슈카월드>라는 채널을 시청하면서 였다. 자료를 보여주면서 혼자 떠들고 빠른 전개로 혼을 빼는 느낌이 내가 원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 난 뭘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 거기에 실시간 방송 후 편집을 바로 만들어 올리면 영원한 내 컨텐츠로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당히 끌렸다. 물론 Zoom에 비해서는 쌍방향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시청자도 채팅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보장해 줄것 같았고, 영상을 e-학습터에 올렸을 때 보다는 그래도 집중도가 높아질 것 같고, 수업양을 늘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라방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까지의 생각이 착각이라는 걸 아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