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의 교육 이야기 part1] 교사는 전문가인가요?
교사는 전문가인가요?
'교직은 철밥통 공무원인데 전문가인 척 좀 하지마라.' 고 하는 것을 참 많이 봅니다.
그럴때마다 묻고싶습니다.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모두 '사'자가 들어가는 전문가인데
왜 교'사'만 '사'자가 들어가는데 전문가로 안봐주는 걸까요?
그래서 전문가가 무엇이길래? 라는 질문을 몇번이나 해 보았었습니다.
1. 전문가는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아들을 키운지 돌이 조금 넘었는데요. 아기인지라 가끔씩 아프면
열이 40도까지 올라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저희 동네 병원에 안가고 두시간이나 걸리는
강릉에 있는 소아과로 진찰을 받으러 갑니다.
왜냐 하면 강릉에 있는 의사선생님이 조금 더 '전문적'으로 아들을 진찰해 준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강릉의 병원에 간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저희 지역 병원에서는 아기가 아파서 갔는데 금방 괜찮아 질거라고 했었는데요.
4군데 병원에 갔는데 한번도 괜찮아진다고 했는데 괜찮아 진적이 없어요.
그래서 강릉에 있는 병원에 가니 아들의 목이 부어있어서 그랬다고 처방을 해 주더군요.
그래서 그 처방을 받으니 아들의 병이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의사의 전문성은 다음에 있습니다.
1. 병의 증상과 그에 따른 원인을 잘 찾는것 - 문제 인식 및 원인 분석
2. 병을 더 잘 고치도록 처방 해 주는 것 - 해결 방안 제시
이를 비추어 볼 때 전문가는 주어진 상황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많이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녀를 학교에 보냅니다.
그러므로 교사가 교육의 전문가라면
1. 학생의 배움의 정도와 그 원인을 분석해서
2. 학생의 배움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사는 수업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참'입니다.
하지만 모든 교사는 수업의 전문가이다. 라는 것은 '참'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이라는 것이 그 능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2. 수업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 수업의 수준 바라보기
교사는 수업을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되는 걸까요?
수학처럼 딱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2급 정교사 자격증과 1급 정교사 자격증이
전문가임을 증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되면 전문가로 볼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해 보다가
'당구'의 구력과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입문자 레벨> - 일반인 수준
당구 - 큐를 잡는 법, 공이 굴러가는 법등 메카니즘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을 치는 기본 자세부터 배워야 하는 단계입니다.
수업 - 아이들과 만나는 자체가 멘붕의 시작입니다.
교실 문열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도전인 단계로 수업의 기본부터 배워야 합니다.
<구력 50> - 교생선생님 수준
당구 - 30은 못쳐도 벌타가 없지만 50은 벌타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비슷하게 보낼 수는 있어야 50으로 올려주게 됩니다.
남이 시키는 방향으로 칠 수는 있는데 내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수업 - 선생님으로 되려면 최소한 아이들을 '말아먹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대학교에서 기본은 배워놓아야 교생 실습을 할 수 있습니다.
지도서를 보고 그것을 따라할 수는 있는데 이것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구력 80 ~ 100> - 신규 교사
당구 - 기본 자세는 익혀서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잘 굴러 갑니다.
당구공을 칠 때 올바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계산은 잘 안됩니다.
운이 좋아서 생각한 대로 공이 굴러가면 정말 큰 희열을 느낍니다.
수업- 그동안 쌓였던 큰 꿈을 실현하는 순간으로 큰 기대를 하고 시작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교수 학습은 익힌 터라 그동안 배운 수업 방법을 써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계획한 대로 잘 따르지 않아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운이 좋게 생각한대로 학생들이 잘 따라하면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구력 120~ 150> 보통 선생님 레벨
당구 - 당구공을 칠 때 내가 자신있어하는 방식을 찾게 됩니다.
120과 150의 차이는 내가 자신있어 하는 방식에 대한 정확도의 차이입니다.
이 단계는 기본구(근접구 등)를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업 - 내가 좋아하는 수업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찾기 시작합니다.
토론수업, 독서 수업, 노래 수업, 스마트기기 활용 수업등 내가 잘 하는 방식을 아이들에게 적용해 봅니다.
처음하는 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그 수업시간을 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을 넘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200~250> 수업 전문가로 입문
당구 - 150에서 200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다음공이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공을 모아칠 수 있게 되어 한번에 여러큐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두가지 이상의 길에서 가장 좋은 방식이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수업 -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이 잘 배우지 못하면 그것인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수업이 학생들의 어떤 배움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들의 배움을 예상하며 수업을 디자인하기 시작하고,
수업의 절차나 방법이 아닌 학생들의 몰입하는 장면을 예상함으로써
한가지가 아닌 여러 방향에서 수업에 접근 할 수 있습니다.
<구력 300 이상> - 수업 전문가
당구 - 당구장에서는 흔히 300이상만 찍어치기(맛세이)를 허용해 줍니다.
300정도가 넘으면 당구대에 나만의 그림을 그려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당구를 칠 때 무척 자연스러워 보여서 쉽게 치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수업 - 교과서와 교사용지도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수업의 도구 중 하나로 인식하여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교과서를 버린다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경우 사용하는 보조 자료로 활용합니다.)
학급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자연스러워 수업이 참 쉬워 보입니다.
<이 단계 이상은 숫자로 수준을 논의 하는 것이 무의미 합니다,>
특히 교사는 학생들의 배움을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만큼 더욱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