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의 학급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
소규모 학교에 근무하면서 학급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ㅎㅎㅎ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작은 학교에서는 그냥 모든 아이들이 소중합니다. 물론, 큰 학교에서도 학생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더욱 더 소중합니다. 이 아이들 덕분에 학교가 존재하고, 학교가 존재하기 때문에 교사인 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작은학교에서는 아이들 각자 각자의 색깔을 충분하게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작은학교 만의 특별한 학급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작은학교는 이러한 특별한 학급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학교는 이런 것이 좋게 때문입니다.
1. 작은 학교는 학년에 한 학급만 있어서 교육과정 운영시 자율성이 보장된다.
2. 학급당 사용할 수 있는 예산 범위가 큰 학교에 비해 크다.
3. 인원수가 작아서 아이들끼리 관계가 좋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크다.4. 학교주변에 자연환경이 좋아서 자연환경을 활용한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쉽다.
<작은학교를 살리는 노력>
교육부는 ‘적정 규모의 학교를 육성하고 국민의 학교선택권과 불편 해소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농산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전국에 있는 학생 수 60명 미만의 학교를 전부 통폐합 하겠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할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바로 교육에 대한 문제들이다. 지금 작은 학교 통폐합은 오로지 자본주의 경제 논리로 투자와 산출이라는 개념 하에 진행되고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천천히 수정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작은 학교는 도시의 큰 학교가 갖고 있는 문제점인 과밀학급, 과밀 학생 수, 세심하지 못한 학생 통제 등과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가족적인 학습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작은 학교는 개별화수업이 가능하고 학습자의 수준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좋은 교육의 기본은 서로의 인격이 만나는 것이다. 인격의 만남을 통한 관계 위에서 건강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은 작은 학교에서 실현할 가능성이 높으며, 작은 학교는 그 규모 자체로 이미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에서도 2013학년도부터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라는 사업명을 확정하여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도교육청에서도 비슷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철학을 넘어 교사철학>
작은학교의 학교철학을 세우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학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의 시작은 구성원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고, 공유된 생각을 통해 학교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이것을 학교철학이라하는데, 학교철학은 종래의 학교장 경영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철학은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서 세워지지 누구하나의 권위에 의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학교장의 경영관이 그대로 학교에 녹아든다면(녹아들 수도 없겠지만) 학년과 학급의 교육과정에 절대로 반영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인의 생각이지 집단의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철학은 구성원들의 대화와 합의를 통해서 세워져야 한다.
그러나, 학교철학이 바로 선 학교라고 해서 공립학교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어렵다. 구성원이 바뀌면 다시 철학이 바뀌고, 철학이 바뀌면 다시 학교교육과정은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돌아가는 밋밋한 학교가 되는 것이다.
이제는 교사의 철학을 바탕으로한 학교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학교철학으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교사 각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나래를 맘껏 펼쳐보이는 학교. 교사의 자율성을 중시해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다양한 학급활동을 만드는 학교. 이러한 학교가 작은학교를 살리는 첫걸음이다.
<우리 학급의 1년살이, 어떻게 구성해 볼까?>
1. 학급 1. 실태파악하기 (아이들 각각을 파악해 보기)
우리 학급의 1년살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본 교사는 1학년 8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소규모 학급을 담임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의 1년동안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 국가수준 교육과정과 학교교육계획, 지역실정, 학생실태를 파악해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특히, 소규모 학교에서는 전반적인 학급실태분석보다는 학생개개인을 관찰하여 파악하고, 그것을 학년교육과정 수립시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 개개인을 관찰하여 파악한 후에 개개인별로 맞춤식으로 접근하여 교육하면 학생들의 개개인의 행복성장평가의 기초가 되고, 학생들을 개별로 볼 수 있어서 순위매기기의 평가방식이 아닌 학생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맞춤식 평가가 이루어 질 수 있다.
2. 학급교육목표 세우기
학급운영에 있어서 학급운영방법은 학년과 학급특성에 따라 변화한다. 그러나 학급운영철학은 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명확해지므로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다. 다만, 방법으로 구현되므로 학급교육목표 수립에 다소 변화가 있다. 이렇게 파악된 아이들의 실태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 하나하나의 특성에 맞춘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서 학급교육목표를 구성하였다.
3. 프로젝트로 교육과정 구성하기
성취기준과 1학년 교육과정을 고려하여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맞춤형 프로젝트학습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프로젝트학습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가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일 것이다. 이것은 2015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2015 교육과정은 전 교육과정에 비해서 핵심역량과 성취기준이 명확하게 있어서 프로젝트학습을 구성하기가 쉽니다. 거기에 교사가 가르치고 싶은 것, 학생이 배워야 하는 것,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 학부모의 요구 등을 반영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프로젝트학습을 구성한다.
<평가는 어떻게 바라볼까?>
1. 줄세우기는 이제 안하시죠?
2016학년도 한전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를 하면서 학기초에 많이 듣는 이야기는 “왜 선생님은 받아쓰기를 하지 않나요?”였다. 아마 1학년 부모님이라면 본인의 1학년 시대에 받아쓰기를 통해 점수를 받아 포도송이를 채우던 시대를 기억해서 당연히 1학년 때에는 받아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부모님 뿐만 아니라 1학년에 들어온 우리반 아이들도 똑같이 물어오는 말이다. 그만큼 받아쓰기는 1학년의 상징인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학급운영철학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혁신학급이라 거창하게 이름붙이면서 ‘아이들을 줄세우기 하지 않겠다. 경쟁으로 내몰지 않고, 모두 평등하게 대하겠다’는 학급운영기조를 생각해 볼 때 받아쓰기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배움은 즐거워야 하며, 그 즐거움을 통해 앎의 즐거움이 생기고 앎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학부모의 인식변화가 시급했다.
학부모님과 함께 공부모임을 갖고, 공부모임을 통해 학급긍정훈육법을 가정에서 구현해 낼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면서 교육과 훈육을 통일시켰고, 매일 쓰는 학급일기를 학부모님께 공유해 드리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동안 학부모의 인식변화는 자연스레 진행되었다. 학부모 교육설명회에서도 학급긍정훈육법을 소개하고, 함께 훈육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2. 평가를 바꿔보기
학생들이 행복하게 배워서 성장한 과정에 대한 평가를 지향하는 행복성장평가는 교사들이 꿈꿔오던 평가의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초기의 행복성장평가는 양식의 통일, 평가 방식에 대한 통일에 익숙한 교사들에게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수행평가와 다른 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잡무에 일상화 되어 있는 교사들에게 또 하나의 잡무로 생각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행복성장평가의 목적을 생각해 보면 왜 교사들이 평가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기록에서 출발하는 행복성장평가. 그것을 구현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평가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평가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종래의 평가주체는 교사 일방의 것이었다면 이제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하는 평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점수내기 위주의 지필평가를 지양하고, 학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 평가와 친구에게 받는 격려를 통한 자존감 및 소속감 향상, 학부모의 참여로 이어진 평가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본 교사는 2학기 교육과정 수립시 학부모와 학생과 함께 교육과정에 대해 협의하여 최대한 반영하였고, 1년내내 매일 학급에서 이루어진 학급활동과 평가에 대해 기록하여 학부모의 피드백을 받았다. 블로그와 밴드를 통해 공유된 학급활동 기록은 학부모의 참여도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작품이나 학생들이 작성한 학습결과물은 친구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해서 서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게 하였고, 이는 학생들의 성장기록에 반영되어 학부모에게 전달되었다.
대부분의 학습결과물 원본은 파일에 보관하여 학기말에 가정으로 배부하였고, 평소에 스캔하거나 사진으로 보관하여 학급에 게시하고, 학급밴드에도 공지하여 학부모가 학생들의 모습을 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매주 금요일이면 학부모에게 지난 일주일간의 학급소식과 평가기록을 소식지로 보내드렸다.
<작은학교 정말 살려야 합니다.>
아무리 시골벽지에 한 명의 학생이 있더라도 그 아이는 정당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비록 단 한 명의 아이일지라도 그 아이 주변에는 학교가 있어야 하고, 그 학교 안에는 이 아이들을 위해 교육하는 교사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교철학을 넘어, 교사는 자신만의 학급철학을 가진 학급을 운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