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마음상자 만들기
아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마음상자 만들기 활동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준비물은 각자 작은 상자를 준비해오도록 하였습니다. 그 외에 종이, 색지, 싸인펜, 색연필, 가위, 칼, 풀, 테이프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준비물을 깜빡한 학생이 1/3 이상(두둥!). 혹시 몰라서 상자를 몇 개 준비해서 오긴 했는데 너무 많은 아이들이 상자를 안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 먼저 준비물을 준비한 학생들에게 마음상자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주고, 준비물이 없는 아이들은 4절지에 전개도를 그려서 직접 상자를 만들어 보도록 하였습니다.
수학시간에 각기둥의 전개도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5학년 때 이미 배운 정육면체 전개도를 직접 생각해서 만들어보도록 하면 좋았겠지만 예전에 달력 만들기 할 때도 날짜 등분하는데 한시간이 걸렸던 우리 아이들의 속도와 전개도를 그리는 것 자체를 어려워 하는 몇몇 아이들을 위해 전개도의 모양을 정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시한 전개도.jpg
그런데 직각자도 없는 아이들인지라 제대로 된 정육면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큰 기대 없이 아이들이 전개도 그리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생각보다 그럴싸 합니다.
한 아이가 만든 전개도.jpg
그래도 수학시간에 몇날 몇일을 전개도를 가지고 씨름을 해서 그런지 모눈도 없는 종이에 만든 전개도가 제법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기특합니다. 역시 6학년은 6학년인건가. 이 모습을 보면서 그냥 상자 귀찮게 가져오지 말고 상자까지 만들어보는 활동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하지만 전개도를 만든 학생들은 상자를 준비해온 친구들에 비하면 시간에 많이 쫒기긴 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마음상자들.
마음상자에 표현된 많은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그 속에서 놀고싶고, 쉬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얌전한 자신의 모습 속에 까불거리고 장난치는 모습들.
어른들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겉모습으로, 그 속에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들을 살짝 드러내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평소 장난끼 많고 활발해 보이는 친구는 자신의 속마음을 이번에도 숨겨버립니다.
20여일 만난 모습을 보면서 마음상자에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짐작도 갑니다. 한명한명 사진을 찍어보면서 어떤 생각으로 이런 마음상자를 만들었는지, 각 그림이 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들을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음상자 활동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살짝 살짝 엿보이는 아이의 보이지 않는 마음 한구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활동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