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첫 시작 활동
벌써 새 학기를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교사에게 1년 중 가장 중요하다는 3월.
저는 현재 편한 선생님 이미지로 아직은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챙겨줘야하는 3학년 담임을 하다가 6학년 담임을 하니 일일이 물어보지 않는 아이들도 기특하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나씩 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해서(아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신규 때와 비교해서 많이 낮아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많이 허용적인 모습의 1주일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스스로 학급에서 할 일들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과 다음주는 새 학기 첫 주를 보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첫날, 혹은 둘째날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발표해 보면서 자기 소개를 하게 했었는데 이번에는 연수 때 배운 박수도미노와 차례대로 앉기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박수도미노는 가볍게 자신의 이름이나 생일, 혈액형 등을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정해진 간단한 단어(?)들만 말하면 되니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빼거나 안하는 학생이 없었고, 친구에 대해 기억을 하거나 깊이 있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교실의 공간을 친숙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작은 목소리를 냈던 학생들이 차례대로 앉기 활동까지 넘어가면서 보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례대로 앉기는 몇 가지 효과를 노리며 했던 활동입니다. 우리학교는 이름순서가 출석번호가 됩니다. 자기 이름을 생각해서 순서대로 앉게 해보고 남자, 여자를 구분해서 앉게 해보면 아이들 이름도 여러번 반복하게 되고 완성이 된 후에 번호를 붙여주면 자연스럽게 출석번호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로 생일을 해보았습니다. 생일 순서대로 앉고 박수도미노로 발표를 한 후 같은 생일 아이들끼리 묶어서 미술시간에 학사일정을 주고 학급 달력을 만들게 했더니 재미있게 달력을 만들었습니다.(하지만 달력을 만들기에 1시간은 우리 아이들에게 짧은 시간이어서 미완성된 채로 아직 교실에 모셔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차례대로 앉기는 키순서! 체육시간에 할 키번호를 재밌게 해볼까 해서 시도를 해보았는데 키순서는 일일이 키를 대보아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해서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때 저도 아이들과 함께 참여를 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도 함께하는 활동에 즐거워 해주었습니다. 선생님보다 큰 아이는 으쓱해 하고 작은 아이는 분해 하면서 시끌시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6학년인 우리반 아이들이 저보다 많이 작더군요(3센티 슬리퍼는 아이들이 인정해주었습니다^^). 그래서 1년 동안 열심히 먹고, 뛰놀면서 많이 크기로 약속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 한 활동은 ‘인간 보물 찾기’
첫 시간에 가볍게 전체 활동으로 서로의 얼굴을 익히는 정도의 활동을 했다고 본다면 이번에는 일대일의 만남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이 활동도 저도 함께 참가해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여러 친구를 만나면서 쑥스럽게 인사를 하고(맨 처음 설명해줄 때 엄청 과장되게 설명을 해주었더니 아이들이 조금은 덜 부끄러워 하며 수줍은 인사들을 했습니다.) 서로 질문을 하면서 공통점들을 찾아가는 활동을 했습니다. 10개의 질문이 있으니 최소한 10명의 친구, 공통점이 있는 친구를 못 찾았을 경우에는 반 전체에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묻게 되니 계속 대화를 하고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함께 아이들과 보물 찾기 활동을 하면서 관심이 더 필요할 것 같은 아이들, 소극적인 아이들,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아이들을 조금 더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한 15분~20분정도가 되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리반의 보물을 다 찾았습니다.
활동 후에 각 질문에 어떤 대답들이 나왔는지 알아보고 비슷한 답을 한 친구들끼리 서로 일어나서 얼굴을 확인해보는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질문 중에 ‘영화나 책을 보고 울어본 적이 있는 친구’를 확인하면서 최근에 영화‘귀향’을 보고 울었다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으며, ‘몸이 아프거나 수술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친구’라는 질문을 통해서 아이들이 경험했던 질병, 사고나 제가 알아야할만한(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만 한정하여) 건강상태를 이 활동으로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의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활동이 다 끝난 다음에는 활동지를 걷어서 아이들이 어떤 친구들을 만나서 보물찾기를 완성했는지 살펴보면 질문 내용에 따라 학년 초기 교우관계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1석2조!
학기 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아쉽게도 아이들의 표정을 사진에 담아서 보여드릴 수는 없었지만 6학년이 되었다고 3월2일날 긴장해있던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동안 아이들 분위기 잡는다고 딱딱하게 진행했던 학기초 활동이 제가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나니 아이들이 교실을 편하게 여기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모습 1년 내내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