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라피7화] 영화 속 선생님의 7가지 모습
학생들이 바라는 '선생님의 모습'이 각각 다르듯이
선생님들께서 바라는 '워너비 선생님'도 제각각일 것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으신지요?
현재 맡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할 날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을 살펴보면서
그동안 우리 자신은 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1. 선생 김봉두 (Teacher Mr. Kim, 2003)
"제가 아이들을 가르친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이 저를 가르쳤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생 '김봉두'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정말 되고 싶지 않은 교사의 상이기도 합니다. 밥먹듯이 지각하기도 하고, 교재 연구는 커녕 그 날 나갈 진도라도 알고 있으면 다행입니다. 소위 말해서 "저 사람 어떻게 교사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던 그가 이름처럼 '봉투사건(?)' 에 휘말려 쫓겨가듯 오지의 시골분교로 발령이 나게 됩니다. 하지만 까만 속을 가지고 있던 그는 전교생이 고작 5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 학교에서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교사입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마음으로 교단에 섰는데 오히려 어른들에게 없는 아이들만의 순수한 마음가짐에 어른으로써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눈물을 흘리게 되는 따뜻함이 묻어 있는 영화입니다.
어떤 문제든 해결해 줄 수 있는 교사의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내면의 아픔을 함께 느끼기 위해 다가갔던 시도가 결국 '윌'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것입니다.
학급에 이런 아이들이 한 두 명씩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어떤 문제든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세가 아닌,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그 아픔을 안아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일 것입니다.
학생들과의 상담에 어려움을 느끼는 선생님이라면, 혹은 진정한 소통을 통해 학생의 내면을 어루만져주고 싶은 선생님이라면 이 영화를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이 영화는 가히 '상담의 바이블'이라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세월이 하 수상한 시절입니다. 1학년 학생이 한글을 잘 못 읽는다고 '학습 부진아'가 된다니 말입니다. 7차 교육과정에서 한글 익히기에 배당된 시간은 1년 중 6시간에 불과,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14시간,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7시간으로 늘었다지만 그마저도 한글 익히기엔 부족한 시간입니다. 즉, 한글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배우고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지난 10년 넘게 이어진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2%밖에 안되는, OECD국가 중 최상위에 속합니다. 결국, 때가 되면 우리나라 학생 대부분은 한글을 별 무리 없이 익히게 됩니다. 즉, 속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과도할 때가 많습니다. 가르쳤으니 즉시 알고 익히는 것을 기대합니다. 이는 비단 지식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가치나 태도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변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고유한 개성과 능력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지상의 별'이라 일컫습니다. 아이들의 고유한 능력이 발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4등' 을 보면 수영을 정말 하고 싶은 '준호'가 등장합니다. '준호'는 그저 수영이 좋아서 시작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부모와 수영코치는 '준호'에게 1등 하도록 강요합니다. 어른들의 의견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슬프지만 잘해야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분야를 1등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락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락은 1등을 하기 위해서,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론 단지 좋아서 하는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 '준호'에게 있어 수영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선생님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왜 현재를 즐겨야 하느냐고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키팅'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죽기 때문이지."
미래를 준비하느라 정신 없는 학생들에게 그는 시 한편을 들려줍니다. 굉장히 파격적인 교사입니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키팅' 선생님은 진정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것입니다. 그 진심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결국 '키팅' 선생님을 '캡틴'으로 따르게 됩니다.
과연 나는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끊임 없이 생각할 질문을 던지고 있었나 반성해 봅니다.
이상으로 7편의 영화를 통해 영화 속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와 같은 선생님이 가장 끌리더군요.
그리고 학생들은... 어쩌면 이런 선생님을 삶에 있어서 더 오래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