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라피4화] 늑대아이 - 아이들의 심리적 고통에 마주하는 어른의 자세
※스포주의!
이번 글은
2017년 9월 19일(화) 저희 학교에서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네마테라피를 리뷰하는 형식으로 써볼까 합니다.
대전 나우상담심리센터 방미나 소장님께서 직접 저희학교에 방문해 주셔서
시네마테라피 강의를 맡아주셨습니다.
(나우상담심리센터의 부설기관인 '나우영화치료연구소'에서는 매달 2번에 걸쳐 상생시네마클럽을 진행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음카페 '나우영화치료연구소'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년에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생명존중 & 자살예방교육을 2회에 걸쳐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1학기엔 학부모총회, 2학기엔 학교설명회를 통해 진행하는게 통상적인데
그와는 별도로 학부모님들과 영화를 통한 나눔을 하고자 의미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시네마테라피 전문가 방미나 소장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네마테라피 주제는 '아이들의 심리적 고통에 마주하는 어른의 자세'입니다.
일본 에니메이션의 거장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를 통해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어느날 그가 용기를 내어 고백합니다.
그는 다름 아닌 '늑대인간'이었던 것입니다.
늑대인간과의 사랑은 좀처럼 녹녹치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유키-딸, 아메-아들)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늑대로 변신하여 먹을 동물을 잡아주던 중 그 모습을 보고 위협을 느낀 사람들로부터 죽임을 당합니다.
결국 하나는 두 아이를 혼자 감당해야만 합니다.
늑대의 습성을 지닌 아이들을 위해서 도시를 떠나 인적이 드문 시골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하나의 가족에겐 어떠한 일들이 닥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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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세 개, 문어 세 마리"는 유키가 늑대로 변하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주문입니다)
결국 유키는 늑대로 변하여 전학생의 얼굴을 할퀴게 됩니다.
이 장면부터 우리는 유키의 엄마 '하나'의 대처 방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진짜로 다치게 한 거니?"
'유키'의 엄마 '하나'가 유키에게 건넨 질문은 주옥같습니다.
"진짜로 다치게 한거니?"
사실 이 말은 엄마가 몰라서 한 질문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가장 상처를 받을 때는 다름 아닌 내 편을 들어주지 않을 때입니다.
영화 속 '유키'는 현재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위축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때의 엄마의 질문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엄마가 왔으니 이젠 괜찮아!'
아이는 이때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게 됩니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입니다.
그 전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던 유키가 엄마로 인하여 말을 꺼내게 됩니다.
#2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피해자는 가해자 부모의 사과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원합니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아이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압니다.
유키 엄마의 대처는 탁월했습니다. 무턱대고 피해자와 부모에게 사과하기보다는
유키로 하여금 진심어린 사과를 이끌어낸 후 사과를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전학생의 엄마는 한 술 더 뜨게 됩니다.
하지만 전학생은 유키가 진심으로 자기를 미워해서 할퀸게 아님을 알게 됩니다.
#3 "엄마. 소용 없었어, 주문..."
"엄마, 소용이 없었어, 주문..."
이 대화는 엄마와 단 둘이 있을 때 진행됩니다.
아이는 이 말을 꺼내면서 토해내듯이 웁니다.
아이가 이렇게 참아왔던 눈물을 엄마 앞에서 흘리는 이유는
그만큼 심리적으로 안전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울음을 다그쳐서는 안됩니다.
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줍니다.
"괜찮아,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그럴 수 있다고 위로해줍니다.
#4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우리는 아이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 때는 엄마의 마음을 솔직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는 엄마의 마음을 솔직히 얘기할 때 아이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자녀 앞에서 다 알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길 원합니다.
아이가 어릴 땐 그게 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런 태도를 고집할 경우
아이가 커감에 따라 부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문득 응답하라1988의 명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잖니."
극 중 덕선이의 아빠 대사에 모두가 마음 뭉클해질 수 있었던 것은
자녀 앞에서 부모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터놓았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