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③ 프랑스 초등학교·중학교 교실 엿보기
프랑스에서는 미디어 교육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학교, 언론계, 시민단체, 학부모 등이 함께 움직인다!
그렇다면 각 학교에서는 어떻게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을까요? 각 학교에서는 클레미(CLEMI,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의 미디어교육 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3 프랑스 초등학교 & 중학교 교실 엿보기
<Maurice Utrillo 중학교 방문>
Maurice Utrillo 중학교는 클레미의 지원을 받아 미디어 교육을 하는 대표적인 학교이며(이제 클레미가 조금은 익숙해지셨나요? ^^), 1주일에 1시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학생들이 라디오 기사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주제는 ‘차도에서 히잡을 써도 되는가’였는데,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발표를 들은 나머지 학생들은 해당 정보가 사실인지 그리고 출처가 어딘지 질문 공세를 펼쳤고, 본인이 찾은 반대의 내용도 함께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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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본인이 참고한 신문 매체에 대해서도 논의하였는데 각각 다른 신문의 특징을 다뤘습니다. 신문사의 위치, 신문사 사원 수, 언제 발행됐는지 등 아주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신문에 광고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Maurice Utrillo 중학교 방문한 선생님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Maurice Utrillo 학생들이 답변하였습니다.
Q. 미디어 수업을 하기 전 과 후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은 무엇을 배웠다고 생각하는지?
A. 정보를 볼 때 출처를 확인하는 방법을 익혔고, 가짜 뉴스가 아닌지 확인하게 된다. 이 수업 덕분에 몰랐던 정보도 새롭게 습득할 수 있었다.
Q. 신문을 분석하고 발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A. 신문 전반적인 발행날짜, 가격 등 신문에 제시된 여러 정보를 파악한 후 발표를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재미있었고 뿌듯했다.
그 후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수업의 의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정보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일단 요즘 학생들이 전통적인 매체(뉴스, 신문 등)를 잘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주로 정보를 얻는 곳이 유튜브와 SNS인 점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비슷했습니다. 따라서 미디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참고삼을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본 선생님은 미디어 수업 경력이 6년째인데, 2015년 테러 이전부터 미디어 수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디어 교육이 완전하게 한 과목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미디어 수업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교육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주제를 정해 다른 교과와 연계하여 진행한다고 하는데, 미디어 교육 시수를 따로 산출하여 수업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여건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3월 ‘언론주간’ 에는 전교생이 함께 미디어 수업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또한 클레미에서 제공해주는 자료를 미디어 수업에 적극 활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미디어 수업을 하고 난 뒤 평가는 어떻게 할까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작성한 공책을 기준으로 하여 평가한다고 합니다. 블로그에서 학생들의 댓글 참여도, 수업 시간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는지의 여부 등을 확인하고, 공책에 기재한 내용 등을 종합하여 평가를 내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과정중심평가와 유사해보였습니다.
<Ecole Félix Faure 초등학교 방문>
Ecole Félix Faure 초등학교 방문은 필자가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가장 기대되는 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 날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프랑스는 5학년이 최고학년이다.)의 수업을 참관했는데, 신문 1면을 읽고, 학생들이 신문 1면을 직접 작성해 보는 수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배우는 내용과 비슷해서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여러 종류의 신문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그 신문들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신문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모든 종류의 신문이 다 다른데, 1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와 같은 선생님의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은 신문 1면의 형식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그중 신문 1면에 꼭 기재해야 할 것을 유추했습니다. 그 후 학생들에게 2명씩 짝이 되어 직접 신문 1면을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신문제목, 작은 제목, 슬로건, 글자의 굵기까지도 함께 고민해보게 했고, 사진 대신 그림을 그리도록 하였습니다.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이 신문기사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추가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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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난 후 수업을 진행하셨던 선생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Q. 초등교사로서 이번 수업이 많이 공감되었다. Ecole Félix Faure 초등학교 학생들은 평소에 신문을 많이 읽는 편인가?
A. 일상생활(일간지)이라는 신문과 매일매일(주간지)을 구독하고 있음. 금요일에 한 부씩 집으로 가져가서 읽어 오게 하며, 화요일에 발표함. 무엇을 읽었는데 무엇을 보았고 이런 내용들. 신문을 만드는 것은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 1년에 한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함.
Q. 미디어 수업을 할 때 어떤 매체를 주로 사용하는지? 어떤 교과와 연계하여 진행하는지?
A. 특별히 한 과목을 연계하는 건 아니고, 말하기, 읽기, 쓰기에 초점을 두고 신문을 주로 활용. 기사를 작성하여 녹음하고 라디오로 발표를 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라디오 프랑스와 연계한 적이 있었기 때문. 함께 경험한 것들, 그리고 흥미 있는 주제로 다루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음.
Q. 클레미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는지? 동학년과 협의를 하여 미디어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지?
A. 수학여행을 떠난 두 학급이 함께 신문을 만드는데 참여. 라디오 프랑스에서 연계하는 활동은 한 학급만. 라디오 프랑스에서 한 학급만 지원한다고 했기 때문.
미디어 수업은 학기 중에 진행, 세 학기 중 두 번째 학기. 미디어 주간이 두 번째 학기이므로 그때 시행. 클레미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원을 받지는 못함. 인적 물적 지원은 없으나 참고 자료를 활용하기도 함. 그러나 클레미는 미디어 교육에 가치를 드높여 주는 기관이다.
Q. 오늘 이후 어떤 미디어 수업을 진행하는지?
A. 아까 아이들이 제목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업이 끝나서, 제목을 선정하는 방법을 좀 더 지도하고 어떻게 하면 독자로 하여금 주의를 끌 수 있는지 고민해보도록 함, 그다음 기사 쓰는 방법에 대해 지도. 수학여행 다녀와서 아이들이 써 놓은 글들이 있는데, 그걸 바탕으로 기사를 쓸 예정. 바다에서 새를 관찰한 내용을 글, 그림으로 정리했는데 그걸 바탕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기사를 쓸 예정.
클레미 방문 이후로 각 학교에서 클레미의 구체적인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었습니다. 과연 클레미 관계자의 말처럼 각 학교급에 대한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이전에 방문했던 Maurice Utrillo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이 곳 Ecole Félix Faure 초등학교에서도 클레미의 지원을 받아 미디어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에서 미디어 수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떠올랐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방문에서의 Ecole Félix Faure 초등학교 선생님의 답변이 기억에 참 많이 남습니다.
“클레미는 미디어 교육의 가치를 드높여주는 기관이다."
[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연재 순서
① 함께 참여하는 미디어 교육
② 언론주간에 일어나는 일
③ 프랑스 초등학교·중학교 교실 엿보기
④ 어린이들이 고른 주제가 신문으로 발행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