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① 함께 참여하는 미디어 교육
(이 글은 2019.11.3.~11.11.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 미디어 해외 연수를 다녀온 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리터러시 웹진에 기고했던 글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원고 분량 관계로 미처 싣지 못했던 이야기를 더해보겠습니다.)
[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1 함께 참여하는 미디어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일까요?
(사진출처 : Publy, 작성자 : 최원석, https://publy.co/set/171)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미디어 교육만 하더라도 영상 제작, 1인 크리에이터 되기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가 영상과 관련된 무언가라고 막연하게 추측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은 *미디어가 다루고 있는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입니다. 교사들조차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지 않고, 그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일종의 합의가 잘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교육부에서 제작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들이 학교 현장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CML : Center for Media Literacy, 2012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해외 미디어 교육 사례는 바로 프랑스의 **미디어와 정보 교육입니다. 프랑스는 국가적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지원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2015년에 발생했던 ***파리 테러 사건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주었고, 이후 사회적인 불안감을 형성하는 가짜뉴스에 대항하여 미디어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미디어 교육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학교, 언론계, 시민단체, 학부모 등이 함께 움직입니다.
**한국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랑스에서는 미디어와 정보 교육이라고 명칭. 두 용어의 통일을 위해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프랑스에서 실시하는 미디어와 정보 교육을 모두 이하 글에서는 미디어 교육이라 명명함.
*** 당시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 것이 주된 이유. 더군다나 이를 무분별하게 믿는 국민이 많아 사회적인 불신이 생겨남.
대표적으로 어떤 기관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1. 클레미(CLEMI,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프랑스는 미디어 교육을 따로 전담할 수 있도록 특별한 기관을 설립했는데, 바로 클레미(CLEMI,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라는 곳입니다. 프랑스는 클레미를 중심으로 미디어 교육에 대한 더욱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입니다.
클레미는 미디어교육과 관련된 프랑스 전역의 조합, 학부모 대표, 교육연맹, 언론 매체 등 여러 기관과 연계하여 미디어 교육의 동향을 분석하고 교육 방향을 함께 논의하여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를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클레미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있는 각 학교와 연결망을 구축하여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 구체적인 프로그램 제작 및 교육 관련 자료 제공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미디어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클레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 중 하나는 매년 3월 초에 ‘언론주간’을 운영하는 일인데, 올해로 벌써 30회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클레미의 언론주간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 글에서 상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2. CNIL(정보자유국가위원회)
CNIL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곳으로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일을 하는 독립기관입니다. 개인정보, 사생활·개인정보 보호, 기술적·경제적 차원에서 디지털 환경 이해하기, 개인정보 관련 규제와 법 이해, 온라인 내에서 정보 보호하는 법, 디지털 시민이 되는 법 등의 교육자료를 만들어 제공합니다.
3. TRALALERE(두려움 없는 인터넷)
TRALALERE의 기본 목표는 청소년들이 인터넷 사용의 위험에 대해 인지하게 하며 인터넷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에게 바라는 건 비판적인 시선으로 인터넷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디지털 자료를 만들어 다양한 교육기관에 제공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4. TV5Monde(글로벌 텔레비전 방송국)
TV5Monde는 불어로 방영되는 글로벌 텔레비전 방송국입니다. 미디어 교육을 하기 이전에 자국의 언어 교육이 기본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입니다. 미디어 교육과 언어 교육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TV5Monde는 수준별로 불어를 익히기 위한 방대한 수업 자료와 지도안을 제작하여 제공합니다. 언론주간에는 개별 학교에 방문하여‘TV5Monde와 불어 배우기’와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합니다.
5. Play Bac(어린이 일간지)
프랑스의 플레이백(Play bac)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린이를 위해 일간지를 만드는 곳입니다. 언론주간에는 클레미와 협업을 합니다. 개별 학교에 방문하여 어떤 과정을 거쳐 신문이 만들어지는지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신문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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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백의 일간지는 연령별로 세 개로 나뉜다.
(Petit Quotidien : 만 6~10세용, Mon Quotidien : 만 10~13세용, L'actu : 만 13~17세용)
프랑스 미디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와 공공기관, 학교, 언론사, 시민사회,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미디어 교육과 가장 비교되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디어 교육을 효과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시행하려면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들과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미디어 교육이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편승한 교육에 그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요.
[미디어리터러시] 프랑스를 탐방하다 연재 순서
① 함께 참여하는 미디어 교육
② 언론주간에 일어나는 일
③ 프랑스 초등학교·중학교 교실 엿보기
④ 어린이들이 고른 주제가 신문으로 발행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