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라피14화] <코코>와 매우 닮은 영화 <라따뚜이>의 재발견
※스포주의
최근에 개봉한 영화 <코코>가 많은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린 아이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특히 성인들도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 <코코>의 감동 포인트를 크게 세 가지로 잡아보았습니다.
1. 꿈(=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2. 가족에 대한 사랑
3.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이 영화의 감동을 아이들과 바로 나누고 싶었지만, 영화 DVD 출시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교실에서 바로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흔히 교육적 목적으로 영화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없다고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은 DVD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나야 법적으로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DVD 출시 후 6개월은 DVD 판매 매출에 영향을 주는 기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영화가 바로 <라따뚜이>입니다.
<라따뚜이>는 여러모로 <코코>와 닮은 영화입니다.
우선, <라따뚜이>와 <코코>의 주인공 모두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제약(=편견)들이 있습니다.
<라따뚜이> 레미
-> 레미는 요리를 하고 싶지만, '쥐'이기 때문에 오는 제약이 많습니다.
로봇과 사랑의 관계처럼, 쥐와 요리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코> 미구엘
-> 음악을 하고 싶지만, 가족들이 격렬하게 반대합니다.
둘째, <라따뚜이>와 <코코>의 주인공 모두 롤모델이 존재합니다.
<라따뚜이> 구스토
-> 구스토는 '레미'의 상상 속 조언가입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 구스토의 조언에 따라 행동합니다.
<코코> 델라크루즈
-> 음악을 반대하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델라크루즈를 롤모델로 삼음으로써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델라크루즈가 'Remember me'를 만들었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미구엘에게 델라크루즈는 우상에 가까웠습니다.
(구스토와 델라크루즈 모두 고인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셋째, <라따뚜이>와 <코코>의 주인공이 꿈을 이루는데 방해하는 인물이 존재합니다.
<라따뚜이> 스키너
-> 스키너는 랭귀니의 요리 실력에 대한 시기심이 가득한 인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레미의 요리 솜씨이죠. 끊임없이 랭귀니와 레미를 괴롭힙니다.
<코코> 델라크루즈
-> 미구엘은 처음에 델라크루즈를 자신의 고조할아버지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집니다. 자신의 친고조할아버지는 다름아닌 헥터. 헥터의 재능을 시기하여 독살하고, 그의 명곡 'Remember me'를 갈취합니다.
넷째, <라따뚜이>와 <코코>의 주인공 모두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라따뚜이> 구스토 & 랭귀니
-> 랭귀니는 구스토의 아들임이 밝혀집니다. 스키너가 이 사실을 감춤으로써 구스토의 재산을 가로채려 하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코코> 헥터 & 미구엘
->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는 다름아닌 헥터였습니다. 헥터의 곡 'Remember me'를 나중에 코코에게 들려줌으로써 코코가 헥터를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섯째, <라따뚜이>와 <코코>의 주인공 모두 꿈을 가로막는 편견을 극복합니다.
<라따뚜이> 안톤이고
-> 음식 비평가 안톤이고는 처음에 레미가 만든 음식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신랄하게 비판하고자 레미가 만든 라따뚜이를 먹는 순간, 어머니가 해주신 라따뚜이를 먹으며 행복해하던 과거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안톤이고는 레미의 음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코코> 할머니 엘레나
-> 미구엘은 코코에게 'Remember me'를 들려줌으로써, 코코에 대한 헥터의 사랑을 일깨워줍니다. 이 광경을 직접 목격한 할머니 엘레나는 결국 손자 미구엘의 꿈을 지지하게 됩니다.
(이 밖에도 두 영화의 공통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선생님들께서 직접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라따뚜이>에 없는 <코코>만의 매력
: <코코>에서는 '누군가로부터 기억된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던져줍니다.
<코코>에 없는 <라따뚜이>만의 매력
: 우리의 식욕을 자극한다는 점. 몇년 전부터 먹방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우리는 무엇때문에 <리틀 포레스트>에 열광을 했던 것일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현대인들의 애정이 결핍되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해 봅니다. 이 애정결핍은 현대인으로 하여금 구강기의 욕구로 퇴행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영화 <라따뚜이>는 픽사 영화 중 가장 저평가 된 영화입니다.
<라따뚜이>가 최근에 개봉되었다면 어떠한 열풍을 가져왔을까요?
상상은 여러분들께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