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교실13화] 영화읽기수업, 어떤 영화를 선정해야 할까요?
영화선정기준에 앞서 먼저 아쉬웠던 저의 영화읽기수업 사례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먼저 제가 특히 좋아했던 영화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으로 수업했던 사례입니다.
월간에듀씨네로도 만들었던 자료이고, 제가 이전에 올렸던 수업사례이기도 합니다.
다음과 같은 줄거리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무한도전 <나쁜기억지우개> 특집과 연계하여 수업 설계를 하였습니다. 나쁜 기억들을 떠올리고, 서로 공유한 후 격려의 말을 해주고 지우개로 지워보는 활동이었습니다.
활동 후 아이들의 피드백들도 받았습니다. 나름 의미있었던 활동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후 아이들이 적어준 피드백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선생님이 원하는 반응이 무엇인지 예측하고 그대로 적어준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또한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했던 활동이 아이들에겐 힘든 일이지 않았을까? 과연 의미 있는 활동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다음 사례는 영화 <UP>을 활용했던 영화읽기수업 사례입니다.
영화 <UP>은 픽사에서 만든 영화 중 수작으로 알려져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UP>을 활용한 영화읽기수업은 저에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영화 평점을 우연히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저는 그 이유를 이내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UP>은 꿈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 말은 절대 이 영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선 안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전체관람가이긴 하지만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결정한 등급일 뿐 아이들이 이 영화를 전부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아이들이 줄거리 파악은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때가 되어야 그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이지 이 영화의 이미지는 너무 강렬합니다.
그리고 차례대로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영화선정기준을 세워보았습니다. 유새영 선생님의 책을 선정하는 기준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RhyuSaeyoung&wr_id=21&page=3
① 선생님이 좋아하는 영화
: 너무나 당연한 기본 전제입니다. 남들이 훌륭하다고 꼽는 작품이더라도 선생님이 좋아하지 않는 영화를 활용한다면 학생들과 온전한 소통한 소통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만으로는 자칫 시행착오를 할 경우가 높은데,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합니다. 선생님이 특정한 영화에 꽂혀 학생들과 그 가치를 나누고 싶은 의욕이 과한 것 까지는 좋으나, 학생들에겐 와닿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세부 기준이 요구됩니다.
②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 저학년의 경우 비슷한 또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좋습니다.
ex) 전자의 경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후자의 경우 <니모를 찾아서>, <주토피아> 등
고학년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인물이 등장하거나, 친구관계의 문제를 다룬 성장영화가 좋습니다.
ex) <우리들>, <우리집> 등
③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영화
: ②의 조건이 잘 갖추어지면 ③의 조건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④ 마음이 가는 인물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영화
: 마음이 가는 인물이 다양하게 나온다면,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의외의 인물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그 이유는 자신을 그 인물에 투영했기 때문입니다. 혹은 자신의 욕구나 결핍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합니다.
ex) <우리들>, <인크레더블>, <내 이름은 꾸제트> 등
⑤ 학습소재와 연관지을 수 있는 영화
: 교육과정 연계 혹은 재구성과 관련이 있는 항목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보통 120분, 차시로 따지면 3~4차시가 필요합니다. 후속 활동과 함께 연계하려면 그보다 더 많은 차시가 필요합니다. 영화읽기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되는데, 이 때 학습소재와 연관 짓고, 교과 간 통합할 수 있는 영역을 고려한다면 영화읽기수업을 할 수 있는 차시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습니다.
gkg학생들과 학급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으신가요? 위 기준을 참고하시어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소통을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