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라피1화] 토이스토리3 - 이별에 관하여
※스포주의
저는 픽사 에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꼽는 픽사 Best 영화에는 업, 니모를 찾아서, 월-E 정도가 있겠지만,
저는 그 중 토이스토리3를 가장 좋아합니다.
네이버 영화평점 순위를 찾아보면,
1위 : 토이스토리3
2위 : 토이스토리1
3위 : 월-E입니다.
IMDB 사이트를 살펴보면
1위 : 토이스토리3
2위 : 월-E
3위 : 업
순이고,
미국 역대 픽사 영화 흥행 순위를 살펴보면
1위 : 토이스토리3
2위 : 니모를 찾아서
3위 : 업
순입니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블로그를 참고하였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토이스토리3에 대해 이런 말을 합니다. 토이스토리1, 2편을 본 이유는 3편을 보기 위함이라고.
사람들이 왜이렇게 토이스토리3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요?
추측건데,
토이스토리1이 '우디'와 '버즈'의 목숨 건 모험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었고,
토이스토리2가 다가올 장난감들의 슬픈 운명 그렇지만 '앤디'와의 떼어낼 수 없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담아냈다면
(마치 '토이스토리3'의 프리퀄처럼 다가왔습니다.)
토이스토리3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토이스토리3는 사랑하는 것들과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3편은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 대학생이 된 앤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앤디는 늘 함께 해 오던 장난감을 창고에 정리하다가 어머니의 실수로 쓰레기통에 버려지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담아냅니다.
선생님의 가장 기억남는 이별은 어떤 것인가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신가요? 아니면 아름다운 이별을 했기에 가슴 한켠이 뭉클하신가요?
저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참 마음이 아픕니다.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누군가와 이별하는 것은 자주 경험하더라도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내가 한 때 마음을 쏟았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또한 뜨겁게 사랑하던 상대가 다른 누군가와 만난다는 생각 역시 나를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이별은 사랑하는 상대와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별의 대상은 사람이 아닌 물건일 수도 있으며, 혹은 다른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은 항상 이별을 겪습니다. 매년 담임선생님, 함께 했던 같은 반 학생과 한 공동체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쑥쑥 자랍니다. 예전의 '나'와 매일 이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별의 순간을 매 순간 눈치챌 수 없습니다. 이는 축복이 아닐까요? 매 순간 나를 떠나가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정에 휩싸인다면 견디기 쉬울까요?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가 사춘기가 왔을 때 가장 힘드시다고 합니다. 내가 알던 우리 아이와 달라졌을 때 당혹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엄마밖에 모르던 우리 아이가 다른 여자아이에게 더 마음을 쏟을 때, 엄마, 아빠 말이라면 무조건 잘 따랐던 우리 아이가 반항을 할 때, 더 이상 품 안에 안기던 우리 아이가 아닐 때 많이 섭섭해 할 것입니다.
이별의 순간이 왔다고 해서 꼭 누군가의 마음이 변질되었기 때문인 건 아니다. 어떤 이별은 그저 그들 사이에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찾아온다.
왓챠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 받았던 한줄평입니다. 이 글을 통해 아이가 자라면서 이전과 달라짐을 통해 섭섭함을 느꼈던 학부모님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도 저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 자신이 되었고, 우리의 부모님도 위와 같은 감정을 이미 느끼셨을 것입니다. 오히려 사춘기를 거치는 아이들을 우리는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소년에서 남자로,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토이스토리3의 꽃은 엔딩 장면입니다.
다음은 토이스토리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인 앤디가 보니에게 장난감을 넘겨주며 하는 말입니다.
Now you got a promise to take good care of this guys...They mean a lot to me...
"자 이제 이 친구들에게 잘 대해주겠다고 약속해줘.. 얘네들은 내게 정말 소중하거든..."
You think you can take care of him for me?
"날 대신해 그를 잘 돌봐줄 수 있겠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앤디가 '우디'를 포함한 장난감들과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기는 대사 한마디였습니다.
Thanks, guys.
"모두 고마워."
추억이 깃든 장난감들과 이별을 하면서 앤디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맙다고 말합니다. 나의 유년시절을 빛나게 해주었고, 외로울때마다 함께 해주었기에 '우디'를 포함한 장난감들은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다 한 셈입니다.
이제 앤디는 정말로 그들 곁을 떠나야만 합니다. 이 장면을 보며 슬프기보다 고마웠습니다. 누군가에게 있어 사랑했던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말 '고마워'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마지막 장면을 보며 이제 정말로 저의 청춘을 빛나게 해주었고, 예쁘게 기억되는 그 시절 모든 것을 다해 사랑했던 그때의 제 마음을 떠나보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에게 있어 '우디'는 무엇입니까?
혹시 이별이 두려워, 혹은 그 이후에 발생할 두려움으로 '우디'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이제 '우디'를 위해, 그리고 선생님 자신을 위해 선생님만의 '우디'를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어디선가의 앤디가 되어야 합니다.
So Long...Partner...
"잘 가...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