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 지금부터 Q 번외편 2] 4. 플랫폼(2) - 분석 1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플랫폼의 종류와 장단점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언급하려는 플랫폼들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부터, 혹은 이후에 필자가 고민하고 시도해본 것들이다. 해봐야 피드백이 생긴다고 말한 것처럼 들은 정보나 소개받은 정보는 싣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극히 주관적인 분석임을 미리 밝힌다. 그리고 시작은 익숙한 것에서부터 하는 것이 쉬운 법이다.
가장 많이, 쉽게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사실 플랫폼이라고 따로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익숙하다. 핸드폰(하다 못해 집전화라도)만 있으면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든다. 따로 뭔가를 설치하거나 활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도 않다.
그러나 일대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그룹 통화 등은 데이터를 소모하므로 별도의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예외로 간주한다.) 비슷한 정보를 다수와 교류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 또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는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대화 기술에 자신이 없다면 부담스러운 점이기도 하다. 잠깐의 침묵 조차 큰 무게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이다. 태어나서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현재의 학생들에게는 통화보다 메시지가 덜 부담스럽다.
전화와 마찬가지로 핸드폰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비용도 얼마 들지 않는다. 전화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실시간 통화를 하지 않아도 되며, 상대의 사정이 있어 늦게 보더라도 메시지가 전달이 된다. 여러 사이트를 활용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혹은 학교 예산으로) 단체 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내용의 소통을 수월하게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시간 소통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내 메시지에 대한 상대의 반응을 살필 수 없으며, 상대가 답장을 보내 오더라도 비언어적, 심지어 반언어적 메시지까지 누락된 제한적인 반응이다. 이는 많은 상상과 오해를 낳기 십상이다. 그리고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담기 어렵다. 아마 하고 싶은 말을 다 메시지로 보내면 내 번호나 학교 번호는 상대에게 스팸 처리되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SNS를 대표하는 카카오톡이다. 다른 SNS들이 많지만 채팅을 메인으로 하는 SNS는 카카오톡의 아성에 비교조차 어렵기에 카카오톡으로 갈음하기로 한다.(라인, 텔레그램, 페메 미안)
우선 압도적인 접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록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소모 데이터가 많지 않으며, 와이파이와 학급 공유기까지 빈번한 IT 강국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면 MMS보다 접근성이 높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1’을 통해 상대의 메시지 수용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 복붙을 활용하거나 그룹 채팅을 사용하면 다수와의 소통도 효과적이라는 것도 매력이다. 무엇보다 전화, MMS와 차별화된 장점은 역시 채팅창을 통해 거의 모든 형태의 컨텐츠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 동영상은 물론이고 PDF, 한글 등의 문서 파일, URL 등도 얼마든지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플랫폼의 허브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일정 공유 등을 통해 간단한 협업도 할 수 있고, 유사시(?)에는 그룹 통화를 통한 단체 통화도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한시적으로 PC버전 카카오톡까지 승인해줌으로써 날개를 달고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사생활 노출이다. 투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교사들은 본인의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이럴 경우 프사, 상메로 대변되는 본인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에게 노출된다. 가장 친숙한 플랫폼이 검열의 눈으로 가득 찬 공간이 되는 것이다. 또한 높은 접근성은 양날의 검이 되어 교사로 하여금 시도 때도 없는 연락에 시달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파생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카카오톡은 사용법이 쉽고 익숙하기에 학생들도 얼마든지 호스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이버 폭력의 대다수는 카카오톡에서 일어난다. 상메 저격이라든지, 초대 지옥(초대해서 욕설을 한 뒤, 방을 나가면 계속 초대함) 이미 너무나 익숙한 학교폭력의 장면이다. 이런 사이버 폭력의 어려운 점은 물증을 잡거나 완벽한 해결이 힘들다는 것이다.
교사 출신의 개발자가 만들어서인지 교실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플랫폼이다. 교사의 가려운 점을 긁어주고 있으며 꽤 오랜 역사를 지녀 노하우도 쌓여 있다. 앱이나 PC 모두 활용 가능하여 효용성도 높고, 교사나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활용하기에도 용이하다. 단순히 ‘소통만’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과제 수행, 사진 공유, 알림장 및 공지 작성 등 말 그대로 ‘학급 플랫폼’ 역할을 한다. 타임라인과 게시판 방식을 병행하고 있고 성격에 맞게 활용하기 쉬우며, 최근에는 AI와 딥러닝 기능을 활용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활용하다 보면 2% 부족함을 느낀다. 타임라인과 게시판을 병행하는 방식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동영상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과제 게시판 기능을 활용하면 그 동영상은 교사만 볼 수 있어 상호 평가 및 교류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게시글(타임라인 방식)에 바로 올리면 다른 친구들이 볼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피드가 쌓여 정보의 분산 효과가 일어난다. 과제 게시판에서 과제를 확인하고 나서 뒤로 돌아가면 항상 최신 과제로 돌아간다. 과제 글은 검색이 되지 않으며, 피드에 사진과 동영상 링크를 동시에 걸면 렉에 걸려 업로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뜨는 푸시 알림은 학생들과 교사에게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끄면 되지 않냐고? 그럼 클래스팅의 장점을 하나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 제1의 플랫폼은 누가 뭐래도 유튜브다.(동영상 플랫폼으로 한정 지어서가 아니다.) 검색량 또한 압도적인 위치에 다다랐다. 이는 현재 학생 세대가 동영상 컨텐츠에 익숙하고 민감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튜브는 접근성이 높다. 하다 못해 검색 엔진을 돌려도 ‘동영상’ 카테고리의 대부분은 유튜브 컨텐츠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보거나 짤방을 소비하는데 익숙한 학생들은 교사의 메시지를 유튜브를 통해 접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또한 한번 컨텐츠를 만들면 타임라인처럼 쉽게 밀리지 않고 얼마든지 재소비가 가능하며, 컨텐츠 구성에 따라 다수를 상대로 소통하기도 쉽다.(유튜브 컨텐츠 자체에 댓글 소통도 있다.) 그리고 앞의 컨텐츠들과 달리 얼굴과 표정을 담을 수 있기에 비언어적, 반언어적 메시지를 감지할 수 있다. 이는 소통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단점은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전문 방송인만큼은 아니어도 ‘편집’이라는 것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러닝 타임에 0을 두 개 붙인 시간 정도는 필요하다. (예를 들어 3분짜리 영상이면 300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만약 이펙트나 하다 못해 템플릿, 자막이라도 사용하면 그 시간은 배로 뛴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미 수준 높은 유튜브 컨텐츠들에 익숙해져 있기에 기대치가 높다. 그 기대치를 교사가 맞추기란 어려운 법이다. 또한 비언어적, 반언어적 신호를 담을 수 있지만 실시간 소통이 아니기에 일방적인 전달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
이번에는 기존에 활용해서 익숙한 플랫폼을 다루어봤다. 다음 글에서는 새롭고 낯선 플랫폼을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