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단상] 책, 왜 읽으세요? 책, 왜 읽히세요? #01 책 권하는 사회
intro.
학교에서 독서교육은 오랜 화두입니다. 가정도, 사회도 독서를 권장(강요)합니다. 세상에 눈떠서 눈감을 때까지 강권받는 독서. 그래서 책 읽으시나요? 그래서 왜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시나요?
#책 권하는 사회
여러분은 살면서 “책 읽어라~”는 소리를 몇 번쯤 들으셨나요? 동시에 “책 읽지 말고 공부해라~”는 말은요? 여러분이 지금껏 읽은 책보다, “책 읽어라~” 소리를 열 배쯤 더 들으셨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계속 책을 권유받습니다. 말도 뱉기 전 옹알이 할 때부터 아기 주변에는 책이 쌓여있죠. 커가면서 방 한 면은 전집과 학습동화들로 채워지기도 하고요. 학교에서도 독서록 숙제는 필수입니다.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책 고만 읽고 공부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책 읽기가 그렇게 중요하다 할 땐 언제고 이제 읽지 말라 하네요. 독서실에서 읽는 소설책이 얼마나 재밌는데. 그렇게 책은 잊힙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니 끊겼던 책 권유가 다시 시작됩니다. 잘 잊고 지냈는데, 바쁜 사람에겐 책 읽는 시간이 사치라 그랬는데. 텔레비전, 뉴스, SNS에서 책은 계속 권장됩니다. 우리나라 성인 연간 독서량 수치를 보여주고, 상식의 빈약함을 책의 탓으로 돌립니다. 간만에 책 좀 읽어볼까 싶지만, 왠지 아무 책이나 읽어선 안 될 것 같아요. 일단 고전 명작을 꺼내듭니다. 잠시 후 딥슬립. 역시 책은 수면제인걸까요.
어디까지나 재밌으라고 과장한 이야기긴 합니다. 세상에는 책의 맛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분 대부분도 그러실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골 취미가 ‘독서’인 것이 지적 허영심 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책이 취미인 사람도, 책을 취미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모두 책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은 독자들입니다. 그래서 더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즐겁게 책을 읽힐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책의 짜릿한 맛을 알려주는 것은 어른의 몫입니다.
하지만 애정 어린 조언도 듣다보면 지겹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책 읽자는 부모와 교사의 권유가 권력에 의한 강제처럼 느껴지진 않을까요? 좋은 책과 좋지 않은 책을 고르고, 읽을 때와 읽으면 안 될 때를 구분짓는 어른들에게서 책의 참맛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저는 이제 갓 3년차에 돌입한 ‘풋’교사입니다. 아직 1정도 달지 못한 풋교사. 다른 선생님들보다 경험도, 실력도 부족한 저임에도 이번 연재를 다짐하게 된 건 책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들은 사실 별로 특별한 것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저의 글을 읽으시면서, 단 하나의 질문이라도 선생님의 마음에 가닿아 푹 익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저의 글은 글과 만화, 두 가지 형식으로 연재됩니다. 활자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도 1분이면 볼 수 있는 만화를 통해 찰나의 생각을 안고 가길 바랍니다. (그렇기에 심각한 그림실력에 대한 평가는 마음 속으로! ㅎㅎ) 글은 격주 (수)에 연재됩니다.
(다음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