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금융교실] 재산 상속 활동(feat. 존롤스 '무지의 베일') (1)
달구
0
780
0
2020.07.29 13:21
방학 직전 의미있는 활동을
하나 준비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모은 돈을
상속하면 어떨까,
그리고 어떻게 상속할지
학급회의로 정하면
의미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상속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존롤스의 무지의 베일"
우선 '무지의 베일'에 대해
설명하기 전 영상 하나를 보았습니다.
http://blog.naver.com/hsh5246/222023529169
영상을 살펴본 후 간단하게
무지의 베일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벤담이라는 분이 사회 정의 한 방법으로
공리주의를 주장하였습니다.
그 이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사회 정의로 인식되었습니다.
공리주의는 정치적으로는
다수결의 원칙,
경제적으로는 시장자본주의를
낳게 되었습니다."
"소수의 의견,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점점 소외받게 되고,
이것은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미국의 철학자 존롤스는
이렇게 소외받는 사람들도
배려할 수 있는
사회적 의사결정방법으로
'무지의 베일'을 주장합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아무런 입장도 가지지 않는 것이
'무지의 베일'입니다."
"여러분은 이 순간부터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추고
지금까지 모은 돈을
랜덤으로 걸린 친구에게
상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속받은 돈은
여름 방학 지난 후부터
자신의 돈이 됩니다."
"상속 방법 생각해보기"
무지의 베일 활동 안내 후
상속 방법에 대한 규칙을 정하기 위해
학습지에 자신의 생각을 먼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아이디어는
자신의 돈 중 일부만 상속하기였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면
열심히 모은 돈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상속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과연 현실에서 무지의 베일로
규칙을 정한다는게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교실화폐도 이렇게 소중한데
실제 사회에서
평생을 모은 돈을 상속하는데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것처럼
선택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로 많은 아이디어는
그냥 뽑기와 같은 랜덤 방식으로
상속하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우리반 학생들의 평균 자산이
2000전 내외였는데,
1000전 초반 정도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랜덤 뽑기를 원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인간은 자신의 입장을
벗어나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평등, 공평함을 고려하여
아이디어를 낸 학생도 있었습니다.
나였다면 과연 이 학생처럼
내 처지보다 사회적 정의를
먼저 생각할 수 있었을까하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오프 더 레코드. 솔직한 감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학생들의 충격과 감정 요동이 심해
학습지 뒤에
무지의 베일 활동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적어보게 하였습니다.
우리반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의 글입니다.
그나마 학습지에서는
최대한 얌전하게 적었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격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요 ㅠㅠ)
다른 학생들 중에도
부자 학생처럼 엄청난 분노를
느끼는 학생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쓰지 않고 열심히 모은 것에 대해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혀 심적인 요동없이
초연하게 자신의 감정을
친구들의 감정을 살피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무지의 베일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아직 본격적인 학급회의가 남았지만
활동 안내와 학생 반응만으로도
인간의 본성상
무지의 베일이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수업 초반에
무지의 베일의 취지와,
사회적 정의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해도
결국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과연 실제 돈이라면?
어른들이라면 다를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하니
하교 시간이 다 되어
본격적인 학급회의은
내일로 기약하고
활동을 정리하였습니다.
열띤 학급회의 장면은
조만간에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