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X책가방] 당연함에 대한 유쾌한 반란, '왜 띄어 써야해?'
# 일기가 싫어졌던 기억
4학년 때였다. 담임 선생님은 꼼꼼하고 깐깐하셨다. 그만큼 교육적 열정이 넘치신 것이었겠지만 어린 학생이었던 나는 싫었다. 특히 나를 숨막히게 하는 건 일기 지도였다. 매일 10줄 이상 쓰는 것도 힘들었지만 낸 다음이 더 문제였다. 돌아 온 일기장에는 빨간펜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 비문, 내용이 적절하지 않은 부분 등 난도질된 일기장은 나를 주눅들게 했다. 그 중 최악은 바로 ‘V’ 체크였다. 띄어 쓰기가 잘못된 부분에는 어김없이 체크표시와 이음줄이 붙어 있었다. 내 일기장은 마치 쉼박을 알려주는 고루한 악보 같았다. 그렇게 나는 일기와 멀어져 갔다.
# 왜 띄어 써야 하는데?
학생들은 글쓰기 지도를 받으며 맞춤법이나 띄어 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정작 왜 띄어 쓰기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는다. ‘선생님, 띄어 쓰기는 왜 해야 해요?’라고 당돌하게 묻기라도 하면 ‘그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이야.’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아니면 이론적이고 복잡한 설명을 들을 뿐이다.
필요를 느껴야 행동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런데 학생들은 필요성을 느끼기도 전에 띄어 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 어렵게 보다는 유쾌하게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그 어떤 문법책보다 유쾌하게, 하지만 날카롭게 풀어놓은 그림책이 있다. 바로 ‘왜 띄어 써야해?’다.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유쾌함이 교실을 휘감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영상 같은 생생함을 담은 그림은 백미다.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읽는 내내 배를 잡고 뒹구는 학생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 ‘왜?’에 대한 질문은 쉬워야 한다. 그리고 유쾌해야 한다.
# 수업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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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게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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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 쓰기가 되어 있는 미션지와 되어 있지 않은 미션지를 통해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을 한다. 이 과정에서 띄어 쓰기가 없으면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http://blog.naver.com/jeross09/220816856509)
2. 실감나게 윤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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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자 읽는 것보다는 돌아가며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실감나는 그림을 함께 볼 수 있고 살아 있는 캐릭터를 살리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쾌함이 전염되어 행복한 띄어 쓰기 교육이 될 수 있다.
3. 낭독 드라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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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윤독을 바탕으로 인물별 최고의 연기잘르 뽑아 낭독 드라마를 만든다. 녹음하고 해당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뒤 한 편의 드라마 영상을 만들면 일품이다.
# 하나 더
3학년 2학기 국어에 ‘띄어쓰기를 잘해요.’라는 단원이 있다. 이 단원 공부를 할 때 이 책은 교과서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이상을 가능하게 하는 책이 또 있다. 바로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 해?’다. 이 책은 맞춤법의 필요성에 대해 유쾌함으로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