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 진로교육 도전기 : 이자로 돈을 벌다
여름 방학을 마치고 대대적으로 바둑돌 시스템을 손봤다. 조금 더 실제 사회와 가깝도록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은행, 사업 시스템에서 투자 개념, 복권과 파산 개념을 도입했다. 이번 글에서는 은행을 짧게 다룬다.
"지난 1학기 말에 바둑돌 시스템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었죠?
읽어 보니 돈을 맡길 수 있도록 은행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사실 은행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핵심이다. 신용으로 돈을 창조해 투자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만약 은행의 대출이 없다면 우리는 사업을 할 생각도, 집을 살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가진 돈으로만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경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은행 덕분에 우리는 더 큰 경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개념을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아직 어렵다. 일단 도입해 봐야지.
"2학기부터는 은행을 도입합니다. 목적은 다음 두 가지예요.
1. 은행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배우기
2. 은행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느끼기
먼저, 은행은 돈을 어떻게 벌까요?"
멀뚱멀뚱 쳐다본다. 1학기 때 살짝 설명했었는데.. 으음..
"은행도 사업이에요. 대출이라는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법니다.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그 대가로 무엇을 줘야 하죠?"
"이자요."
"그렇죠. 그 이자로 은행은 돈을 버는 거예요. 정리하면, 대출을 통해 얻는 이자로 은행은 돈을 법니다.
우리 반에서도 은행은 여러분에게도 대출을 해 줄 거예요.
5개 당 1개의 이자를 일주일마다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1개를 빌리면 일주일에 이자 3개를 내야 하는 거예요."
사실 1학기 때, 직업 경매에서 임시로 대출을 도입했었기 때문에 대출 이자 개념은 학습했었다.
새로운 건 지금부터다.
"또한 은행은 여러분의 돈을 맡아줄 수 있어요.
사실 이게 여러분이 바라던바죠. 여러분이 돈을 맡기면 뭐가 나오기 때문이죠?"
"이자요."
"그렇죠. 사실 은행은 여러분이 맡긴 돈을 가만두지 않아요.
그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 줍니다. 대출하면 돈을 벌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여러분이 맡긴 돈으로 돈을 버는 겁니다.
때문에 여러분이 돈을 맡기면 은행은 매우 고마워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돈을 많이 맡길수록 대출을 많이 할 수 있어서 더 큰돈을 벌 수 있거든요."
조금 어려운 개념이지만 계속 설명했다.
언젠가 오늘을 떠올리며 '아 그때 그 말이 이 말이었구나..'라고 이해하길 바라며.
"근데 자기 돈으로 은행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안다면 사람들이 괜히 기분 나쁘겠죠?
기분 나빠서 돈을 안 맡길까 봐 은행이 달래줍니다. 뭐로? 돈으로. 바로 그 돈이 예금 이자입니다.
예금은 쉽게 말해 은행에 돈을 맡긴다는 말이에요.
돈 맡겨줘서 고마워~ 그 대가로 예금 이자를 줄게. 뭐 이런 식이죠.
그런데 예금 이자를 대출 이자보다 많이 줘야 할까요, 적게 줘야 할까요?"
"적게요."
"그렇죠. 대출로 받는 이자가 100만 원인데, 예금으로 주는 이자가 150만 원이면 마이너스죠.
은행 망합니다. 따라서 예금 이자는 대출로 받는 이자보다는 적게 줘야 해요.
이 개념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자율을 정할게요.
20개 당 1개의 이자를 일주일마다 지급하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200개를 맡기면 일주일마다 얼마의 이자를 받는 거예요?"
"10개요."
"그렇죠. 은행은 여러분이 맡긴 200개를 대출해서 이자로 돈을 벌 겁니다.
5개당 1개의 이자를 받으면 40개를 벌 수 있겠네요.
물론 실제 사회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대략적인 느낌은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잘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돈을 맡기면서 은행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느껴보세요.
은행에 돈을 맡길 사람은 이따 쉬는 시간에 선생님에게 오세요."
실제로 6명 정도의 아이들이 돈을 맡겼다. 순식간에 바둑돌이 쌓였다.
가장 많이 맡긴 아이가 300개 정도. 괜히 나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이제 공식적으로 은행을 도입했으니, 은행 대출을 통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겠다.
다음 주제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