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 진로교육 도전기 : 여러 가지 갈등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갈등이 발생했다. 갈등 자체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반갑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서로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만일 바둑돌 시스템에 대한 별다른 흥미와 욕망이 없다면 갈등도 없을 것이다.
갈등은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는 배식을 교실에서 한다. 그래서인지 갈등이 많다.
누구는 적게 주네, 많이 주네.
밥 문제는 모두에게 예민하지 않은가?
매일 점심시간마다 배식하고, 밥도 제일 늦게 먹는다는 점에서 배식이 주급은 가장 높았다.
추가 혜택도 있었다. 남은 반찬이 있으면 배식이가 우선권을 가진다.
이 부분에서 다른 아이들 불만이 쌓였다.
"배식이만 맛있는 거 더 많이 먹고 불공평해요."
"선생님, 배식이 주급 내려요."
배식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생님, 분위기 메이커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집중 메이커가 일을 안 해요."
"선생님, 간식 판매원이 지각했어요."
여기저기 민원이 접수됐다. 결국 특별 주급 회의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별 주급 회의를 실시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세 달간 생활하다 보니 하는 일에 비해 주급이 안 맞는 경우를 느꼈을 거예요.
세 달의 경험을 통해 주급을 다시 정해 봅시다. 이번에 정한 주급은 1학기 끝날 때까지 유지됩니다."
그렇게 여러 직업의 주급이 바뀌었다. 배식이와 캡틴 복도가 내려가고, 바쓸이와 칠청이는 올랐다.
특히 배식이는 8개에서 6개로 2개나 줄었다. 배식이를 향한 아이들 반감이 심하다고 느꼈다.
대신 남은 음식을 먼저 먹을 수 있는 우선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배식이도 나름 불만이 있는 것 같다.
따로 불러 달래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