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국어과 시수업 따라잡기
이번 주는 그림책이 아닌 6학년 국어과 수업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시암송하기
먼저, 담임선생님이 시를 외워야겠지요.
그리고는 수업시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그리고 난 후 칠판지우개를 들고 내 마음대로 지웠습니다.
군데군데. 아이들이 기억하기 쉬운 문장들 위주로
그리고 다시 한 번 같이 읽어보았어요.
그다음은 특정한 단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지우개로 S자를 그리면서 대충 지워보았어요.
그리고 다시 읽어보고, 지원자를 받아 발표도 해 봤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아이들한테는 잠시 잠깐 책을 살펴보게 하거나, 제가 불러주면 다시 외우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본문 내용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 지웠습니다.
발표보다는 우리반 친구들이 다같이 읽는 것을 먼저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에는 거의 대부분을 외울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시를 외울 때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외워보라고 힌트도 주었습니다.
시를 외우면서 그 장면을 상상하면 좀더 쉽게 시를 외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도 이해했으리라 믿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암송수업을 하고 나니..
노력하지 않은 몇명의 친구들을 제외하면 거의 다 외운 것 같습니다...
"틀려도 괜찮아."라는 말을 항상 자주 아이들에게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그런지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의 공책을 검사하였습니다.
오늘의 시 수업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적은 친구들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면 교사로서 정말 뿌듯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시 암송하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2. 시 창작하기
요즘은 교과서 본문에 시 창작하기가 종종 나오는데,
어른인 저도 시 한 편을 다 적는 것은 정말 힘든 작업인 것 같습니다. 하물며 우리 반 친구들은 더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우리 반 전체가 한 편의 시를 창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보았습니다.
우리반을 제목으로 시를 한편 짓기로 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각자 우리반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한행씩 적어서 칠판에 붙여 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반에 아이들의 생각을 한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명씩 나와서 순서없이 붙여진 하나의 행들을 잘 정리해서
연으로 나눠 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 작업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아이들이 해 내는 것 같아요.
여러번 순서를 고치는 과정에서 작년 우리반 친구들의 시가 완성되었습니다.
6학년 3반
쌀같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오곡밥 같은 6학년 3반
모두 모여야 완성되는 퍼즐처럼
모두 모여야 그림이 되는 퍼즐
25색을 가진 색연필.
미술 재료같은 아이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색연필.
색연필 같은 우리반
크레파스 같은 우리반
무지개처럼 알록달록.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무지개와 같다.
글러브 같은 우리반
운동 잘 할 것 같은 우리반.
로봇 같은 우리반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햇빛같이 밝은 반
황금과 다이아처럼 빛나는 별같은 6학년 3반
우사인볼트처럼 빠른 남학생들과
꽃처럼 이쁜 여학생들이
입에 넣은 껌처럼 끈끈한 우정을 가진 6학년 3반.
공기같이 꼭 필요한 소중한 6-3반 친구들!
지구같은 우리반
구름 같다.
중간중간 말이 맞지 않기도 하지만,
시라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수업의 마지막은 칠판에 적힌 시를 그대로 적어도 되고, 자신만의 시로 약간 수정을 해서 적어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말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약간 수정하면 정말 멋진 시로 완성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도 6학년 3반 담임을 하게 되었는데,
올해는 어떤 시가 완성이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