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위한 학급운영 2 : 이미지
교사 나를 바라보다.
1.이미지
선생님들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교실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잘 맺고 계신가요?
여기서 한가지 실습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선생님의 학교를 떠올려보세요. 어떤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이번에는 교실을 떠올려 보세요.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이번에는 교실에 있는 학생들을 떠올려보세요.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이 느껴지나요? 아니면 답답하고 불편하고 짜증나시나요?
나에게 떠오르는 교실의 이미지, 아이들의 이미지는 한번 굳어지면 나의 마음에 남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집에서 나올 때, 학교에 들어설 때, 교실에 들어설 때 그 이미지는 나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타다 남은 불씨처럼 불안과 두려움으로 남아서 언제든지 다시 타올라 나를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는데 많은 제약을 줍니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도록 나와 학생들을 제약합니다.
저 또한 학교에 가기 싫고 교실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인지했지만 막연하게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괜찮아질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나아질 때도 있었지만 어김없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서 또 다시 다음 해를 기약하는 해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문제의 원인을 아이들에게 두었습니다. ‘너희들이 문제야. 왜 저렇게 행동하지?’ 다음으로는 학부모들을 원망했습니다. ‘저런 것은 기본으로 가르쳐서 와야 되는 거 아냐?’ 다음으로는 교실 활동을 탓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해야 잘 될까?’ 이런 시도들은 나름대로 미약하나마 효과가 있었지만 문제의 근원을 건드리지는 못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기 때문에 문제는 반복되었습니다. 내가 나도 모르게 갖고 있는 나에 대한 상,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미지가 원인임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나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입니다. 달리 말하면,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막연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알기 위해 시간을 쏟았던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착각했던 시간들은 모두 후회하거나 일이 틀어질까봐 걱정하는 데 보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고 제가 학생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한 일은 저에게 떠오르는 학급과 아이들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것을 찾아냈습니다.
선생님들도 한번 따라해 보시겠어요.
눈을 감아주세요.
어젯밤 잠자리에 들 때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편안하게 잠이 듭니다.
이제 아침이 되어 나는 눈을 뜹니다.
눈을 떴을 때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기대가 되시나요? 두려움이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할 일에 쫓겨 정신없이 보내시나요?
이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섭니다. 밝은 햇살이 나를 비추고 세상을 비춥니다.
그런데 나는 어떤 기분인가요?
벌써부터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선생님들을 만나는 일이 두렵지는 않으신가요?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학교로 향합니다. 그리고 이제 눈 앞에 학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학교로 들어서고 계단을 올라갑니다. 드디어 앞에 교실이 있습니다.
기대가 되시나요? 아니면 ‘아침부터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앞서시나요?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아이들을 맞이하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떠신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적는 것입니다. 적는 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을 의미합니다. 느껴지는 감정과 이미지, 신체적인 증상(가슴이 답답함, 두근거림, 배가 긴장을 함, 인상이 찌푸려 짐 등)을 자세하게 적어보세요.
다 적으셨으면 이제 그러한 증상의 원인을 찾아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나에게 영향을 미쳤던 사람과 사건들에 대해서 써보세요. 그것이 바로 학생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첫 번째 장애물입니다. 이제 막연했던 장애물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적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은 해결이 됩니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 자체만으로 무의식이 해결을 위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시작점을 찍었습니다. 나에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교사는 마음을 비우고 성찰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영향이 크다면 치유의 작업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해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했던 방식을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작업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