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하와이 <무천도사를 만나다>

정작 나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어떤 것들이 있는 지 하와이 패키지를 알아보니 거북이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거북이 투어, 거북이 관찰 등 바다거북이를 직접 볼 수 있는 것을 슬로건으로 한 광고가 많았다.
그깟 거북이... 동물원에 가도 있고 수족관에도 있는 거북이를 본다고 몇십만을 투자해? 라는 냉소적인 생각이었다.
고래와 같이 실제로 볼 수 없는 동물과는 달리 물범이나 바다거북이는 마음만 먹으면 오늘 당장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닌가? 이런 저런 핑계로 패키지는 넘어 가기로 했다. 하와이는 어느 해변이든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선 순위에 두지 않았다.
그렇게 찾아간 해변에서 외국인이 나에게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바다 거북이가 그려진 옷을 입은 그녀는
나에게 무어라 이야기 하며 손짓을 했다. 잘 들리지 않았지만 거리를 이야기하는 듯 해 주변을 둘러보니
스노쿨링을 하는 내 주변에 바다거북이가 직접 찾아왔다.
인터넷으로 보던, 수족관에서 보던 바다거북이가 아무렇지 않게 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 나라의 법으로는 3미터 정도의 거리를 둬야하고 절대 먹이를 주거나 만지면 안된다고 한다.
다른 관광객들도 주의를 주지 않아도 그 정도는 아는 듯 했다. 물고기랑 논다고 정신없었던 나만 몰랐나보다.
그 이후에도 몇번을 거북이와 마주쳤다. 해변에 갔을 때 거북이 존이 따로 있었고
느긋하게 볕을 쬐는 거북이와 그 옆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인간들이 있었다.
자연과의 조화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거북이는 인간을 피하기는 커녕
지구라는 이름 아래 같은 생명체로 동일하게 햇볕을 즐기는 있는 모습이 이질적이면서 경이로왔다.
오랜시간 이어져왔음에 거북이도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인간 역시 거북이의 생활공간을 잠시 빌려쓰는 자세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는 곳, 하와이였다.
그 밖에 몽크씰이라는 바다코리끼인가 바다물개인가 싶은 동물 역시 그와 같이
서로의 영역안에서 해변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키는 사람 없이도그 누구도 선을 넘거나 그들을 놀래키지 않았다.
일전에 배를 타고 멀리서 돌고래를 본적이 있었다. 그 때는 어려서 미쳐 느끼지 못했던 감정,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서 나 역시 다른 동물들에게는 그저 한 생명체일 뿐이라는 겸손함.
하와이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구에서 지키고 있는 자리에 대해서 하시 한 번 깨닫는다.
한국에 와서도 바다거북이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패키지로 찾아갔으면 오히려 느끼지 못했을
인간 곁으로 찾아온, 아니 인간을 구경하러 온 동물을 보면서,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웠다.
아마 내가 지내고 있는 한국의 어딘가도 어떤 생명체들의 생활 공간이자 함께 나눠야할 지구의 한 부분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