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하와이 <스네이크플룻>
나는 뭐든지 잘 먹는 편이다.

감사히 음식에 대한 알러지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딱히 가리는 것도 없는
뭐든 잘 먹어서 복스러운 사람의 표본이다.
물론 나를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는 미각이 부족하다라고 한다.
미각에 예민하지 않아서 다양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뭐 어쨋거나 내 입에든 뭐든 맛있고, 짠건 짠맛, 단건 단맛으로
음식의 소중함과 각각의 개성적인 맛을 즐기는 사람이다.
해외에 나가면 늘 새로운 음식, 특히 그 지역의 음식이나
그곳에서 밖에 먹을 수 없는 음식에 집중한다.
왠만해서는 온라인이나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나
특정 요리나 과일의 경우 검열과정이나 배송기간이 길어 그 맛을 한국에서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하와이는 열대섬이긴 하지만 농장이 거의없다. 파인애플이나 커피 정도인 듯...
베트남에 비해서 과일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또한 대부분 마트에 있는 것도 수입이라고한다.
마트에서 우리나라에 없는 몇가지 과일을 사서 들고 다니다 현지인과 대화를 하던 중
It's not hawaii fruit? 영어가 짧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거 여기꺼 아니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하기사 미국 문화가 한국에 많이 들어왔기에 미국식 음식이 뭐가 신선하고 색다를까...
그래도 굳이 나는 이 곳 현지의 음식, 커피에 집중해봤다.
누구나 다 추천하던 무스비는 삼각김밥이었고, 포케는 회덮밥이었다.
그 맛이 예상이 되서 큰 감화는 없었던 것 같다.(한국에서도 판다)
그래서 노점상에 집중했고 현지에서 파는 길거리 과일을 사봤다.
와이키키 해변이 아닌 관광지가 아닌 육로에 농원 앞 노점상.
우리 나라로 따지자면 굳이 그 지방도로에 포도나 딸기, 수박을 파는 형태,
예상 대로 그곳이 하와이의 진짜였다.
첫번째 갔던 농장은 진짜 하와이 스러운 할머니가 나와서
니들이 뭔데 여기 왔냐? 라는 표정으로 우리를 신기해 했다.
뭐랄까 관광지의 형식적인 대우가 아니라 정말 외국인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
집 앞 농장에서 키운 오렌지, 바나나, 파파야 등을 팔고 있었다.
초파리가 가득했고, 고양이가 먼저 나를 반겼다.
만져봐도 되냐는 말에 키티키티뱅뱅이라며 ㅋ(이름이었던거 같다)
일단 잡숴봐라면 오렌지와 바나나를 까주던 할머니.
바나나는 익숙했지만 오렌지는 또 달랐다.
나무에서 갓 딴 오렌지의 맛은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었던 맛이다.
신선한 맛이라는 게, 과숙되서 달기만 하지 않고, 시큼하지 않은
야구공 처럼 딱딱한 오렌지를 잘라서 한 입 베었을 때
나도 모르게 광고의 한장면 처럼 과즙이 터져나옴을 느꼈다.
두번째는 마카다미아 농장에 갔었을 때였다.
마카다미아는 참 비싸면서도 흔한 견과류이기에 큰 기대는 안했다.
뭐 그게 그거겠지 조금 더 싼 맛이겠지라고 생각을 했는 데
마카다미아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를 직접 짤라서 시식해보고는 그 맛에 반했다.
마르지 않은, 볶지 않는 마카다미아의 맛은 너무 황홀했다.
물론 경상도 지역에서는 땅콩을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조금 땅의 맛이 느껴지지만 볶지 않아 촉촉한 땅콩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먹는 견과류들의 그 특유의 텁텁함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아이들과 실컷 까먹었다.
가능 하다면 주머니에 한 줌 들고 오고 싶었는데 그 맛에 범법자가 될 수는 없었다.
다음에 하와이와 같은 기후 지방에 간다면 꼭 다시 맛보고 싶다.
마지막은 사진에 보이는 살락이라고 하는 스네이크 플룻이다.
아내가 하도 스타벅스를 찾기에 현지의 커피를 먹어보자고 길가의 노점 카페에 들렀다.
커피는 하와이 커피의 특징인가 진하지 않고 연한 그냥 물같은... 차같은... 특별함은 없었다.
그 곳이 특별한 까페가 아니라 그냥 지역 주민들의 아침을 깨워주는 곳이었기에 이해했다.
이것저것 쌓여있는 과일들 중에 처음 본 과일이 있었다.
바로 살락. 이것도 먹는 거냐는 외지인의 물음에 까페 사장님은 단번에 하나를 까줬다.
20살 갓넘은 내가 태국에서 먹은 망고스틴, 마늘 같이 생겨서 어찌 이런 맛이 날까 엄청 신기했고
그 후로 최애 과일이었는 데, 바로 갱신되었다.
껍대기가 뱀같아서 스네이크 넛, 스네이크 프루트라고도 불리는 이 과일은
우리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다. (모종은 가끔 파는 데... 열매를 맺는 건 거의 불가능)
저 안에 마늘 같은 견과류 스러운 알맹이가 3~4개가 들어있다.
안에는 씨앗이 들어있지만 과육이 많아 부족함이 없었고
땅콩같은 느낌이라 과즙이 줄줄 흐르지도 손에 묻지도 않았다.
껍데기를 까서 입에 물자 신기함이 느껴졌다.
파인애플 맛 땅콩이라고 해야 할까? 아삭함과 과즙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그 맛에 반한 나와 작은 아들은 한 줌을 더 샀고,
사장님은 그 모습이 신기해 한 줌을 더 줬고
나는 그런 고마움에 다시 한 줌을 더 샀다. 결국 그 곳에 살락을 거의 들고오다싶히 하였고
여행 내내 소중한 양식이 되었다.
한국에 찾아와 다시 찾아보니 인도네이시아와 같은 나라에서도 판다고 하는 데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먹어보고 싶다.
어딜가든 나의 해외 여행의 가장 큰 컨셉은 '현지인'이 되어보기.
다른 나라의 문화에 거부감 대신에 조금이라도 물들어 보기.
그 시작은 음식이 아닐까.
다시 맛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나무에서 바로 딴 오렌지, 촉촉했던 생 마카다미아, 처음 느끼는 신비한 맛의 살락
다른 여행자들이 말하던 코나커피, 무스비, 포케와 같은 하와이 맛집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 맛과 향은 오랫동안 나의 여행을 기억하게 해줄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