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소명)선생님, 소명하겠습니다. 9화

6말 7초는 보릿고개 같다. 애매한 어느 지점이다.
방학을 노래 부르기에는 조금 이르다. 여름을 맞이하기에도 조금 이르다.
그럼에도 에너지는 고갈되고 날은 부쩍이나 더워지는 시기다.
에어컨을 틀어달라기에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교실을 푹푹 찌기 시작했다.
선풍기를 틀면 덜덜거림과 종이들이 날아다님이 귀찮고 끄면 덥다.
우리교실은 심지어 맨 위, 맨 끝 교실이다. 온실이 따로 없다.
신나게 1학기를 즐기다 보니 에너지는 고갈되어 있지만
밀린 진도와 학기말의 업무들이 또 압박을 주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기간이 방학의 설렘임과 학기말의 압박이 가장 큰 심신이 피곤한 시기다.
그럴 때 힘이 되어주는 것도 아이들이고 힘을 쑥 빠지게 하는 것도 아이들이다.
6/29 국어, 수학 지옥에 빠짐
/ 국어와 수학은 슬쩍 하면 정말 쉽게 지나가고 마음 먹고 하면 너무 오래 걸리는 과목입니다.
학생마다 수준과 학습진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예전처럼 평균의 학생이 많지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하기에는 학습량이 많고
다 안다고 생각하고 가르치기에는 또 못 따라가는 아이들이 눈에 밟힙니다.
그래도 다른 과목과 달리 모든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글을 배우는 일
세상의 이치를 고민하고 계산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를 배우는 일 만은 아이들에게 욕심내고 싶습니다.
7/1 이제 7월 너무 더워
/ 7월도 여름입니다. 덥습니다. 에어컨을 틀고 싶습니다. 중앙에서 제어가 됩니다. 돈이 없답니다. 내 돈이라도 내고 싶습니다.
행정실도 덥습니다. 학교 행정이 잘 못된게 아닙니다. 그냥 학교에 돈이 없습니다. 심지어 전쟁으로 고유가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살려주세요. 겨울에 히터는 틀어주겠죠?
7/8 오늘도 수학 기말고사
/ 학교에 시험이 없어졌습니다. 장단점은 있음이 분명한데 시험을 겪고 자란 세대인 저는
부러움 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차라리 저는 그때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수우미양가로 사람이 평가 되던 시대, 나의 학습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때론은 자랑거리가 되고 때로는 부끄러움에 공부해야한다는 의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험이 없어진 요즘, 과정중심평가, 수행평가라고는 하지만 뭔가 시험만큼 깔끔하지는 않네요.
그래서 수학 진도를 빨리 나가고 7월에는 수학시간마다 시험을 봤습니다.
가끔은 재미보다 의미를 찾아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