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소명)선생님, 소명하겠습니다. 8화

교실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무엇일까 늘 고민해봅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맛집이나 멋집을 가보면 음식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데
아쉬운 점은 그만큼 청결하지 못할 때 인 것 같습니다.
물론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손님입장에서는
한 순간 순간을 놓치지 않기에 그런 것들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릇에 묻은 고춧가루, 탁자위에 기름, 구석에 끼어있는 휴지조각, 선반위 먼지,
바쁘다는 핑계만으로는 납득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 유명한 음식의 맛도 멋진 인테리어의 멋도 그렇게 평가절하가 되어 버립니다.
교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열심히 수업하는 교사의 열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종종 다른 것들을 보고 느끼고 있지 않을까...
바쁘고 힘들고 설사 아이들이 어지른 것들이지만 그래도 교실의 정리는 수업의 가장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6/16 보라가 쓴 시간표대로 수업
/ 제 기억에 따르면 그날 보라의 기분이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뭐 모든 아이들이 그럴 수 있을 테죠. 선생님과 학생간의 내포가 쌓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이런 일들이 종종 보입니다. 어제와 다른 아이의 모습이 눈에 보이죠. 인공지능이 절대 알 수 없는 영역,
오직 인간인 담임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신비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때쯤 친구공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이런 저런 친구와 만나고 다투고 화해하고 고민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 지 알아가는 과정이었나봅니다.
다른 아이들 보다 얼굴에서 티가 많이 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내 맘대로 하나도 안될 때는 또 우연한 내 맘과 다른 즐거운 일들이 찾아보면 좋잖아요.
하루 정도 기분 맞춰줬습니다. 물론 교묘하게 돌고 돌아 수업을 다 해버렸지만요 ㅎ
6/17 선생님께서 이상한 창문닦는 기계를 사오심
/ 복도 끝 교실인 우리 교실로 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창문을 지나와야 합니다. 정면에서 큰 창문을 보고 복도를 걷게 되는 데
창문 외부 청소가 쉽지 않은 터라 늘 먼지가 얼룩 덜룩한 창문을 보고 학교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아직 아이들은 몰랐으면 하지만 푸른 하늘 만큼 세상이 그리 푸르르지만은 않기에
아이들이 지금이라고 맑은 하늘, 푸른 세상을 보며 학교 생활을 하라고 창문 닦는 청소기를 사봤습니다.
얼마나 얼룩졌는 지 몇번을 돌리고 나서야 회색빛이 사라진 하늘의 온전한 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것만 보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6/22 월요일 선생님을 열심히 괴롭힘
/ 여자 아이들이 괴롭힙니다. 쉬는 시간 마다 옆에서 말을 걸거나 쳐다보고 있습니다.
교무실에 가면 쫓아오고 화장실 가면 문앞까지 따라 옵니다.
싫다고 해도 가라고 해도 그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왜 그러는 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